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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살해' 교사, 나흘전 폭행·난동…"수업 배제돼 짜증나 범행"

입력 2025-02-11 17:54   수정 2025-02-12 00:45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교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신병력이 있는 교원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해당 교사가 여러 차례 폭력적인 성향과 이상 행동을 보였지만, 교육 당국이 발 빠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복된 이상 징후
11일 대전교육청과 경찰에 따르면 이 교사는 지난 5일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컴퓨터를 파손하고, 6일에는 동료 교사의 팔을 꺾고 목을 조르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다. 당시 “내가 왜 이렇게 불행해야 하느냐”고 쏘아붙이는 등 피해망상 증세와 비슷한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학교 측은 이 사건을 교육지원청에 알렸고, 나흘 뒤인 10일 장학사가 학교를 찾아가 조사한 뒤 이 교사에 대한 ‘분리 조치’ 의견을 제시했다. 해당 교사의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대면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바로 이날 오후 이 교사가 학생을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해당 교사는 경찰에 “복직 후 수업에서 배제돼 짜증이 나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범행 당일 오후 시간대 외부에서 흉기를 구입해 교내로 들어온 뒤 시청각실 밖에서 돌봄교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와 같이 죽을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진단서 한 장으로 복직
경찰에 진술한 내용을 종합하면 이 교사는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 지난해 12월 9일 6개월 질병휴직에 들어갔다가 20여 일 만인 연말 돌연 복직했다. 청원에 의한 질병 휴직은 복직원과 병원 진단서만 제출하면 복직이 가능하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교사가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는 진단서를 발급받아 제출했다”며 “진단서를 첨부해 복직 신청을 하면 30일 내에 반드시 복직시키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정신병력이 있는 교사를 학생들로부터 분리할 만한 시스템이 없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일부 시·도 교육청은 정신적·신체적 질환이 있는 교원이 교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질환교원심의위원회를 운영한다. 심의 후 교육감 직권으로 휴·면직을 권고할 수 있다. 대전교육청은 2015년부터 질환교원심의위를 운영했지만, 2021년 이후 심의위가 열린 적은 한 번도 없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심의위는 (휴·복직이) 반복적일 때 교직 수행이 가능한지 보려고 여는 것”이라며 “과도하게 가동되면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해명했다.
◇정신병력 교원 관리 ‘부실’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은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했다.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는 교육기관 종사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우울증 진료를 받은 초등학교 종사자는 9468명이었다. 2024년 상반기에는 7004명으로, 연간으로 집계하면 전년보다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정신질환 병력을 지닌 교원들의 현황을 파악하는 등 종합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 및 성범죄자는 교원 자격을 취득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정신질환 병력에 대해서는 제한 장치가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정신병력은 다른 질환과 달리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특정 병력을 이유로 채용을 제한할 경우 인권 침해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 임용의 경우 다른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공무담임권 보장을 위해 특정 정신 질환을 이유로 임용을 제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현재는 교직 적성 심층 면접 등을 통해 교직 수행이 가능한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고재연/류병화/대전=임호범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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