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테슬라 중고차 매물이 1년 전보다 2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CNN이 중고차 거래 사이트 '콕스 오토트레이더'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테슬라 중고차는 평균 1만1300대로 전년 동기(8800대) 대비 28% 늘었다.
콕스 측은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테슬라 신차 판매가 급증했다가 3년이 지나면서 늘어난 교체 수요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일부 소비자들의 반감이 차량 구매에 영향을 주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현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연방 기관의 대규모 인력 감축과 지출 삭감을 주도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모빌리티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차례의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해 이른바 '블루 스테이트'로 불리는 지역에서는 테슬라 차량 소유자가 다시 테슬라 신차를 구매하는 재구매 비율이 2023년 4분기 72%에서 지난해 4분기 65%로 7%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레드 스테이트'에서는 같은 테슬라 재구매 비율이 2023년 4분기 47.6%에서 작년 4분기 48.2%로 0.6%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캘리포니아주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작년 말 52.5%로, 1년 만에 7.6%포인트 낮아졌다.
시장조사업체 모닝 컨설트가 실시한 이달 잠재적인 차량 구매자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매자의 32%가 테슬라 구매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년(27%) 대비 5%포인트 늘었다.
CNN은 퀴니피악 대학의 지난달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머스크가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것에 반감을 표시해, 찬성 의견을 밝힌 응답자(39%)보다 14%포인트 더 많았다고 전했다. 이 대학의 2022년 12월 여론조사에서는 머스크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은 36%, 부정적인 의견은 35%였다.
다만 자동차는 소비자가 구매 시 신중하게 고려하는 품목으로 CEO의 정치적인 활동이 테슬라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동차 구매 사이트 에드먼즈의 분석 책임자인 아이번 드러리는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정치가 최우선 순위가 아닌 사람들이 많다"며 "많은 사람이 이런 구매를 할 때 정치에 대한 감정을 제쳐두고 가격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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