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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공시 거부 안 했다고 비정규직 겁박한 금속노조

입력 2025-02-18 18:12   수정 2025-02-19 02:28

대기업 정규직이 주류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간부들이 정부의 회계공시 정책을 거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같은 민주노총 소속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들에게 폭언을 퍼부어 논란이 되고 있다. 처한 상황과 입장이 다른 비정규직 노조에 반정부 투쟁 참여를 종용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은 전날 금속노조에 “대의원대회에서 발생한 폭언과 위협적 행동에 대해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회계공시 거부’ 안건을 표결에 부쳤지만 재적 대의원 935명 중 찬성 의견(394명)이 과반(468명)에 못 미쳐 부결됐다.

노조 회계공시 제도는 정부가 노조의 회계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2023년 9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도입한 제도다. 노조가 회계결산 결과를 공시하지 않으면 소속 조합원은 자신이 낸 조합비의 세액공제(15%)를 받지 못한다.

사건은 회계공시 거부 찬반 투표의 표결과 개표 과정에서 일어났다. 회계공시 불참을 강력하게 주장해온 금속노조의 한 대의원이 표를 던지지 않은 서비스연맹 대의원들을 향해 “학비노조(서비스연맹 소속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왜 표결이 0이야. 뇌가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이런 ×× 같은 ××” 등 폭언을 퍼부었다. 금속노조 다른 대의원들도 “표 좀 들라”(투표하라)며 소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노조는 지난해 3월 “회계공시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 탄압”이라며 불참을 결정한 대표적인 강성 노조다.

이후 서비스연맹은 “노조가 조직적 입장을 일치시키고 대의원대회 절차에 맞게 의사 표시를 한 것을 잘못된 일로 몰아가고 있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17일 금속노조 대의원과 금속노조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변명에 치우쳐 논란이 되레 확산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현대차지부 기아차지부 등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주류다. 가해 대의원도 현대중공업 정규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비노조는 명칭 그대로 비정규직 저임금 여성 근로자가 대다수다. 세액공제를 거부하면 경제적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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