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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쟁 주범 푸틴은 감싸면서 젤렌스키를 독재자라 핍박하는 트럼프

입력 2025-02-20 17:22   수정 2025-02-21 06:4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쏟아내는 말을 보면 자유 진영 맏형의 의연한 모습을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 정작 전쟁 주범인 블라디미르 푸틴은 옹호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해선 냉정하다 못해 야멸찬 언사와 탐욕스러운 야욕을 노골화하고 있다.

트럼프는 어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맹비난했다. 젤렌스키가 선거를 거부하고 있으며, 국민 지지율이 매우 낮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젤렌스키가 선거를 거부하고 있다기보다 우크라이나 국민 대다수가 전쟁 중에 대통령·의원 선거를 유예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선이 곧바로 치러져야 한다는 것은 오히려 푸틴의 주장이다.

젤렌스키의 지지율도 트럼프는 4%라고 했으나, 우크라이나 내 가장 최신 여론 조사에 따르면 52%라고 한다. 기실 트럼프가 화가 난 진짜 이유는 우크라이나 희토류 개발 수익의 50%를 전쟁 지원 대가로 받아야겠다는 제안을 젤렌스키가 거절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앞서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시작하지 말았어야 한다고도 했다.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라는 코멘트가 나올 수밖에 없는 망발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에 더 중요한 문제이지, 미국에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고도 했다. 자유 진영의 가치를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없다.

미국을 세계 리더로 만든 원동력은 동맹의 힘이다. 미국의 동맹국은 50곳이 넘는다. 중국은 파키스탄과 북한, 단 두 곳이다. 미국이 전략 요충지마다 군사 기지를 두고, 제해권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광범위한 동맹 네트워크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보이는 모습은 동맹국에서 돈을 뜯어내려는 악성 채권자에 가깝다. 동맹국들은 일대 혼란에 빠졌고, 푸틴·김정은 같은 독재자들만 웃고 있는 형국이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은 우크라이나가 배제된 ‘키이우 패싱’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북 관계에서도 ‘서울 패싱’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게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이다. 기민하고 치밀한 외교적 대응과 더불어 투철한 안보관으로 무장해야 한다. 주한미군에 안보를 맡긴 채 한국군은 복무기간을 계속 단축해 왔다는 게 워싱턴 조야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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