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과 이후 상황을 그린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 개봉을 앞두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영관 확보를 위한 '민원'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지지자로 알려진 배우 최준용은 지난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 "긴급 공지한다"며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극장에 전화해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 상영을 요청하라는 글을 게재했다.
최준용은 "계속 전화를 해줘야 '힘내라 대한민국' 영화를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보려 하는구나 그래서 극장주들이 스크린을 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이 '힘내라 대한민국' 개봉일 하루 후인 28일에 공개되는 것을 언급하며 "제작비 3000억원, 전국 200개 극장, 서울에만 60개 극장을 싹쓸이하고 있다"며 "우리가 다윗과 골리앗의 좌파 문화 우두머리, 우리 작은 영화가 단숨에 꺾어 버려야 한다"고 전화 민원을 독려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됐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며 "스크린 확보를 위해 영화관에 전화해야 한다"는 게시물이 퍼지고 있다.
또한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도 지난 18일 '힘내라 대한민국 관람 문의'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는 각 멀티플렉스 고객센터 번호와 운영 시간을 구체적으로 올리며 "관람 문의를 해주셔야 극장 수를 늘려준다"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에 "민원을 넣었다"는 답글이 이어졌다.
다만 이들이 주장하는 '미키17' 상영관은 실제와 차이가 있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21일 기준 '미키17' 상영 예정관은 CGV 176개, 롯데시네마 115개, 메가박스 100개 등을 포함해 420개, 상영 스크린은 716개였다.
봉준호 감독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탄핵 정국에 대해 "어떤 SF영화보다 초현실적인 일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내란죄 현행범 윤석열을 파면, 구속하라'는 내용이 담긴 영화인 긴급 성명에도 참여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민원이 상영관 확보에도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영관 배정 기준은 극장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예상 관객 수와 경쟁작 현황 등을 고려하기 때문에 단순히 "상영관을 늘려달라"는 요청으로는 편성에 영향을 주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앞서 윤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하거나, 집회 참여자들을 위해 선결제를 한 것으로 알려진 연예인들의 미국 입국을 막겠다며 CIA에 신고하기도 했다. 이 역시 실제로는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CIA 신고와 관련해 주한미국대사관은 '비자 발급과 이민 심사는 국무부와 국토안보부 소관'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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