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철 센코 대표는 지난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심화하는 미·중 갈등이 우리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올해 사업 전략을 밝혔다. 2020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센코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기화학식 가스센서와 센서 기기를 제조하는 회사다.가스센서는 전기화학식, 반도체식, 광학식, 접촉연소식으로 나뉜다. 이 중 가스와 반응하는 전류를 측정해 가스 농도를 감지하는 전기화학식 센서가 전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이 센서는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감지해 사고를 예방하는 검지기의 필수 부품이다.
센코는 일산화탄소, 황화수소, 시안화수소 등 80여 가지 기체의 정량적 농도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 기술을 갖췄다. SK하이닉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등이 주요 고객으로, 40개국 107개사에 납품 중인 수출 기업이다.
하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으로 미·중 간 ‘관세 전쟁’이 예상되는 올해가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센코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의 성능 평가를 통과하며 고정식 가스 경보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화웨이, SMIC,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중국 주요 반도체 기업에서도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대중국 첨단산업 제재가 강화돼 중국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이 미국산 가스센서의 대체재를 찾고 있다”며 “아시아에선 센코 외에 일본 업체만 반도체 라인용 가스센서를 만들 수 있어 우리 기업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센코는 이와 동시에 미국 시장 공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하니웰, MSA 등 글로벌 업체가 장악한 북미 가스센서 시장은 석유·가스 플랜트용 제품이 주력이다. 센코는 지난해 10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영업력을 높였다. 하 대표는 “경쟁사 제품 대비 품질은 떨어지지 않으면서 최대 30% 저렴한 가격이 센코의 무기”라며 “트럼프 정부에서 석유·가스 산업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센코는 2023년 매출 340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거뒀다. 전쟁, 선거 등 불확실성 확대로 세계적으로 설비 투자가 위축된 작년엔 3분기까지 매출 219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하 대표는 “올해가 센코에도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을 공략해 1%에 불과한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오산=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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