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으로 만든 이들 식품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한국에서 맛볼 수 없는 제품으로 국내 식품기업 대상의 글로벌 히트 상품이라는 것이다. 종가 김치로 유명한 대상이 김을 해외 시장에 침투하는 새로운 전략 무기로 키우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현지 공장을 세우고, 세계 30여 개국에서 연간 13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대상은 김 수출을 위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세웠다. 2012년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대상은 2017년 김 현지 공장을 마련했다. 대다수 업체가 배를 통해 제품을 실어 날랐지만 대상의 생각은 달랐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김 해외 공장을 지었다. 인도네시아 공장에선 연간 800t, 450억원 규모의 김 제품을 생산한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상당수 나라에서 김은 밥반찬이 아니다. 과자를 먹듯 간식으로 즐긴다. 대상은 이런 수요에 맞춰 해외 공장에서 밥에 싸 먹는 김이 아니라 스낵에 방점이 찍힌 제품을 만든다. 불고기 맛 김, 치즈 맛 김, 와사비 맛 김 등이다. 인도네시아어로 ‘엄마가 좋아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대상의 현지 김 브랜드 ‘마마수카’와 ‘김보리’ 등은 태국의 ‘타오케노이’를 제치고 김 스낵 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상은 인도네시아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2020년 베트남에 진출했다. 400t 규모의 김 생산 공장을 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상의 베트남 김 브랜드명은 ‘김롤이’다. 미국 등에서는 ‘오푸드’ 브랜드로 조미김은 물론 김부각, 스틱형 김자반 등을 선보였다. 김부각은 미국 대형 유통채널 크로거에서 판매한다.
대상 관계자는 “최근 해외에서 김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건강 스낵뿐만 아니라 샐러드, 면 요리에 토핑으로 사용하는 김자반 등 다양한 맛과 향을 입힌 제품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은 해조류연구센터도 갖추고 있다. 2017년 전남 목포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해조류연구센터를 설립해 마른김의 품질 등급제 적용, 공정 표준화, 국가별 맞춤형 상품 개발 등을 추진해왔다. 해조류연구센터는 마른김의 단백질 함량과 수분, 식감 등까지 관리한다. 갯병과 황백화에 내성이 있는 신품종(해의 1호)의 양식 김을 개발해 특허를 따내기도 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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