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은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우리는 매일 전진할 것입니다. 우리는 싸우고, 싸우고, 싸우고, 이길 것입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난 19일부터 나흘간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2025’ 행사가 열린 미국 메릴랜드주 옥슨힐 게일로드 내셔널리조트앤드컨벤션센터 일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의 성지로 변신했다. 성조기를 콘셉트로 다양한 복장을 한 이들이 일대를 가득 메웠다.
화룡점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한 22일(현지시간) 오후였다. “사랑한다”는 외침이 쏟아지는 가운데 단상에 오른 그는 취임식 이후 오랜만에 승리를 다시금 만끽했다. 행정명령 등을 쏟아내며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한 달간의 성과를 열거하면서 그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압도당해 정신적으로 망가졌다”며 “자신감을 완전히 잃었고,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기분 좋다”고 말했다. 한 시간가량 이어진 연설에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노골적으로 “희토류든 석유든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돌려받겠다”고 했다. 또 “파나마운하를 되찾겠다”고 거듭 선언했다.
트럼프와 가까운 외국 정상도 이날 행사를 지켜봤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 스페인 극우 정당 Vox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 등이 트럼프의 호명을 받았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화상으로 연설했다.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이들을 “CPAC에 모인 세계적 혁명의 지도자”라고 통칭했다.
밴스 부통령은 21일 CPAC 단상에 올라 “우정의 기반은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침묵시키고 입을 다물게 한다면 그것은 (미국과) 공유된 가치관이 아니다”고 말했다. 나치 미화와 홀로코스트 긍정 발언을 금지하는 독일을 겨냥한 그는 이를 미군 주둔 문제와 연계했다. 그는 “유럽과 동맹을 유지하겠지만 동맹 강도는 우리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지에 달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 진행자는 “미국이 힘과 도덕적 선명함으로 세계를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유엔은 트럼프 정부의 다음 공격 대상으로 지목됐다. 주유엔 미국대사로 지명된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은 “전 세계에 DOGE가 필요하다”며 “유엔에서 무분별하고, 반유대주의적이며, 반미적인 지출을 폭로해야 한다”고 했다.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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