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테크에서 연봉 15억원을 받는 사람이 애국심 때문에 한국에 돌아올까요? 파격적 조건으로 인재를 유치해야 합니다.”(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인공지능(AI) 진흥을 위해 마련한 AI 기본법이 규제 도구로 활용되면 안 됩니다.”(최경진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
26일 ‘AI 기본법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고려대 미래성장연구원(원장 김동수)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AI 산업 진흥 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AI 전문가들은 “정부가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을 전향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4차산업혁명위원장을 맡은 윤성로 교수는 AI 생태계가 변곡점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딥시크의 등장 후 AI가 지식형에서 추론형으로,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대국한 2016년만 해도 IT(정보기술) 기업만 AI를 연구했지만 지금은 제조업은 물론 엔터테인먼트산업까지 AI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한국이 AI 분야에서 세계 6위권이라고 봤다. 미국이 압도적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중국이 빠르게 뒤쫓고 있다. 싱가포르 영국 프랑스도 한국에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윤 교수는 “최근 AI 연구를 위해 대학에 전력 추가 사용을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며 “군인에게 총알을 아끼면서 나라를 지키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2027년까지 국가AI컴퓨팅센터를 짓는다는 계획도 “없는 것보단 낫지만 ‘만시지탄’”이라고 했다.
윤 교수는 “한국이 AI 분야의 주요 3개국(G3)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첫째도 인재, 둘째도 인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실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은 초봉으로 5억원을 받고 미국으로 간다”며 “해외 인재를 유치할 때 연봉 10억원에 더해 강남 아파트를 줘야 한다는 농담이 있는데, 정말 그렇게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경진 회장(가천대 법학과 교수)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AI 기본법이 규제 확대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AI 기본법이 인간의 기본권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고영향 AI’를 규제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가 ‘고영향’인지 정의가 모호한 측면이 있다”며 “하위 법령이나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규제 범위가 엄청나게 넓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규제에 대한 우려도 컸다. 최 교수는 “이미 규제가 심한 유럽연합(EU)에서는 아예 제품을 출시하지 않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진흥을 위한 AI의 범위 규정은 최대한 넓게 하고 규제는 좁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특례를 적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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