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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격' 공포…각국 성장률 줄하향

입력 2025-02-27 18:15   수정 2025-02-28 13:2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부과 위협이 세계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 관세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데도 각국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관세 전쟁 확산 땐 세계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멕시코 역성장하나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 통계청은 올해 3·4분기부터 관세 영향으로 대만 수출이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의 60% 이상이 수출일 만큼 수출 의존도가 높다. 반도체와 전자제품을 각각 수탁생산하는 TSMC, 폭스콘 등이 대만의 대표 수출 기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중국 수입품과 반도체에 각각 60%, 25% 관세가 부과되면 이들 기업이 최대 피해를 본다. 대만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두 기업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10% 관세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 폭스콘은 애플 아이폰을 중국에서 수탁생산해 미국에 판매하고, TSMC는 아이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생산한다.

중국 경기 침체 역시 대중 관세와 함께 세계 각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아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역풍과 중국 부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5%로 내렸다. 한국은행도 지난 25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최대 수입국인 멕시코도 관세 전쟁의 직격타를 맞았다. 멕시코는 21일 올해 경제성장률이 0.6%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제시한 전망치가 반 토막 난 것이다. 빅토리아 로드리게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는 “멕시코 경제는 미국 정책 변화에 따라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 예측에 미국의 무역 측면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멕시코에 25% 관세가 실제 부과되면 올해 멕시코 경제가 역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英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2023~2024년 2년 연속 역성장한 독일에서도 침체 극복에 대한 비관론이 제기된다. 지난달 독일 경제부는 경제성장률을 작년 10월 전망치 1.1%에서 0.3%로 대폭 낮췄다. 경제부는 지난해 11월 사회민주당, 녹색당, 자유민주당으로 이뤄진 ‘신호등 연정’이 붕괴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원인으로 들었다. 독일산업협회는 나아가 “올해 독일 경제가 0.1% 감소해 3년 연속 역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관세 부과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영국은행은 13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5%에서 0.75%로 낮추는 동시에 연말 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2.8%에서 3.7%로 높였다. 앤드루 베일리 영국은행 총재는 “우리는 불확실성 세계에 살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하는 점진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으로 기존 전망보다 고금리를 오래 유지할 수밖에 없는 만큼 경제성장률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업이 관세를 피해 미국으로 몰려들어 미국 경제는 당분간 활황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3개월 전보다 0.5%포인트 높은 2.7%로 전망했다. 하지만 관세 전쟁이 확산하면 미국도 결국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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