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해외에 취업한 한국 청년이 2021년 이후 3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경기 침체 등으로 일자리가 줄어 해외 인력 수요가 감소한 게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또 한국의 임금 수준이 올라가고 플랫폼 일자리 등이 크게 늘면서 한국 청년들의 해외취업 의지가 낮아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4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외취업 근로자(연수 취업 기준)는 2023년 1707명에서 2024년 1605명으로 줄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주요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2023년 774명에서 지난해 573명으로 201명(26.0%) 급감했다. 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꾸준히 수요가 있던 중동 지역 취업은 같은 기간 49명에서 2명으로 사실상 문이 닫혔다. 반면 일본은 취업자 수가 2023년 499명에서 지난해 549명으로 50명(10.0%) 늘었고, 같은 기간 호주는 76명에서 140명으로, 베트남은 61명에서 112명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 보면 의료가 2023년 90명에서 지난해 20명으로, 사무 분야는 620명에서 519명으로 대폭 줄었다.

중동에선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중심으로 의료 분야에서 한국 인력 선호도가 높았지만 코로나19로 국내 의료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해외취업자가 급감했다.
반면 일본은 2023년부터 ‘특별고도인재’ 제도를 통해 학력·경력 등 심사를 거쳐 전문직은 1년 체류만으로도 영주권 신청을 허용하는 등 비자 문턱을 낮추고 외국인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김소현 퍼솔켈리코리아 전무는 “장기간 고령화, 인력난에 시달린 일본은 일본어능력시험 요건 등 자국 취업에 필요한 기준을 대폭 낮췄다”며 “지방자치단체들도 사활을 걸고 외국인 유치를 위한 위탁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복귀자들은 돌아온 사유로 한국 대비 낮은 임금(13.0%), 한국 대비 낮은 고용안정성(13.9%), 낮은 경력 개발 가능성(12.0%)을 꼽았다. 여전히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3586명 중 577명(16.1%)은 불만족 사유로 ‘한국 대비 낮은 임금’을 꼽았다.
한국 최저임금 시급은 올해 1만원을 돌파했다. 주휴수당 등을 포함하면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보다 임금이 높은 선진국들은 물가도 그만큼 높기 때문에 국내 생활 환경이 주요 선진국보다 떨어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인력공단 관계자는 “해외 취업 근로자 평균 임금 수준은 2023년 3955만원에서 4190만원으로 오르고 있긴 하다”며 “연수 지원 예산이 감소하면서 연수 취업 인원은 줄었지만 올해는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위상 의원은 “국내 노동, 생활 환경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 나타난 현상”이라며 “해외 취업 유턴 청년의 경험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연계 프로그램을 구축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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