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만나 “정부나 정치권이 불필요하게 기업 활동에 장애 요인을 만드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류 회장에게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많은 말씀을 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정작 경영계가 크게 우려하는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 처리 시도를 재고해달라는 류 회장 요청은 그 자리에서 거부했다. 반도체 업종 주 52시간제 특례 허용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주당 대표가 한경협 회장을 공식적으로 만난 건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 시절을 포함해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문재인 정부가 2016년 말 박근혜 정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전경련을 적폐로 규정한 탓이다. 이날 간담회를 놓고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한경협을 왜 만나냐”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 공개된 간담회 초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이 대표는 “(한경협이) 대한민국 경제 일익을 담당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기업들 연합체인데 당연히 만나서 의논해야 한다”며 “안 만날 이유는 없다”고 했다. 그러자 류 회장은 “10년이 너무 길었다. 차였던 여자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라고 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 대표가 당내 반발에도 한경협을 만난 건 자신의 실용주의 면모를 부각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크다”는 얘기가 나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류 회장이 이 대표에게 ‘상법 개정의 부작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게 필요하지 않겠냐’고 했다”며 “이 대표는 ‘투자자들이 시장에 갖는 불안, 불신을 해소하지 않으면 기업 경쟁력 확보도 어렵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가 “(투자자들의) 피해의식을 극복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 같고, 자본시장이 투명해져 활성화되면 기업도 자금 조달 걱정이 줄어들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조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표와 류 회장은 배임죄 폐지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류 회장은 반도체 주 52시간제 특례에 대해서도 “대타협의 물꼬가 터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총 노동시간을 늘리지 않고 추가 근로 수당을 지급하는 조치를 하면 현행 제도 내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며 “이는 이미 정부에 있는 권한”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한경협은 이날 민주당에 ‘경제 살리기 10대 과제’ 정책 제안도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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