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선 의원 출신인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이 국내 최대 법인보험대리점(GA) 중 하나인 인카금융서비스의 사외이사에 선임된다. 각종 이해상충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하 원장은 GA 업계의 건전한 성장을 지원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카금융은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하 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임기는 3년이다. 인카금융이 작년 상반기에 사외이사에게 지급한 급여는 총 454만원으로 사내이사(평균 1억6720만원)에 비해 적다. 월급 기준으로는 75만원 수준이다.
보험연수원 정관이나 금융부문 각종 법령에 보험연수원장의 GA 이사 겸직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출연해 설립한 기관의 장이 특정 GA에서 보수를 받는 사외이사를 하는 것에 대해선 이해상충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보험시장에선 빠르게 성장하는 GA와 보험사 간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GA들이 대형 보험사 상품 판매를 집단 거부하는 사건도 있었다.
또 금융당국은 GA에서 발생하는 불완전판매, 부당승환 등을 개선하기 위해 판매수수료 개편을 포함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선 인카금융의 하 원장 영입이 보험사나 금융당국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하 원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GA업계가 시행착오를 줄이고 좀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사외이사가 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하 원장은 19~21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지난해 3월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했다. 이후 지난해 9월 보험연수원장에 취임했다. 당시에도 정희수, 민병두 전 원장에 이어 세 번 연속 정치인이 원장에 선임되자 정치권 보은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 원장은 "보험은 수학이다. 내가 수학은 잘한다"고 맞섰다. 하 원장은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이다.
현재 보험GA협회장은 3선 의원 출신인 김용태 회장이 맡고 있다. GA 업계의 잇따른 정치인 영입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GA가 보험업계를 흔드는 세력으로 부상하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