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일본 시코쿠 가가와현에 있는 작은 섬 나오시마를 다녀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나오시마 신미술관’이 오는 5월 말 정식 개관하기 때문이다. 총 3층 구조로 지어진 이 미술관은 혼무라 지역 인근 언덕 위에 자리 잡았다. 나오시마 신미술관은 상설전과 특별전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개관 기념 전시에선 한국의 서도호, 일본의 무라카미 다카시, 중국의 차이궈창 등 아시아 지역 저명 작가 12명이 이 미술관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국내에서도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문화예술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문화 분야 중장기 비전 ‘문화한국 2035’에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 국립현대무용단, 국립심포니 등 5개 국립예술단체의 지방 이전 방안이 포함된 것도 그런 시도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들 예술단체가 이전하면 지방에서도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가 늘어나고, 이는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깔린 듯하다. 갑작스러운 지방 이전 추진 소식에 해당 예술단체 구성원이 반발하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 계획이 지역에 얼마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무현 정부 시절 시작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으로 153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완료됐지만 수도권과 지방 간 경제력 격차는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리버풀의 성공 비결로 민간 후원과 정부 지원이 적절하게 결합된 안정적인 재원 조달 구조, ‘리버풀 컬처 컴퍼니’라는 독립적인 문화사업 운영 주체, 광범위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 등을 꼽고 있다. 지방 소멸은 단순히 인구 문제가 아니라 복합적인 위기다. 문화예술로 지역을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이전 같은 1차원적 해법으로는 역부족이다. 보다 장기적인 비전과 입체적인 실행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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