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10.62
(24.38
0.59%)
코스닥
934.64
(0.36
0.04%)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좁쌀 기업’에서 ‘샤오미 월드’로

입력 2025-04-01 06:00   수정 2025-04-07 08:13

[커버스토리] 중국판 M7-샤오미



지난 2010년, 10명의 창립 멤버가 ‘좁쌀’이라는 이름을 담아 설립한 샤오미는 이제 하나의 거대한 ‘샤오미 생태계’를 형성하게 됐다. 스마트폰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세는 물론이고, 전기차, 지능형 사물인터넷(AIoT)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기업의 세계관을 넓혀 나가는 중이다. ‘대륙의 실수’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과거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이미지를 넘어, 실력으로 승부하는 ‘샤오미 월드’를 새롭게 부각시키고 있다.

‘중국의 스티브 잡스’ 레이쥔 회장

창업자인 레이쥔의 아이디어로 출발한 샤오미(小米)라는 기업명은 10명의 동료가 초창기 함께 먹은 좁쌀죽에서 착안했다. ‘샤오(小)’는 ‘한 알의 작은 쌀알은 큰 산만큼 위대하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담고 있기도 하다. 또 샤오미의 제품명에 주로 붙는 ‘미(米)’는 모바일 인터넷(mobile internet)과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의 두음을 따왔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좁쌀 한 톨에서 시작한 샤오미는 초창기만 해도 저렴한 스마트폰, 보조배터리로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14년을 기점으로 인도, 동남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며 존재감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2018년 7월에는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기업공개(IPO)를 거쳐 상장에 성공한다. 당시 기업 가치 1000억 달러까지 언급됐던 시장의 분위기에는 못 미쳤지만, 540억 달러에 달하는 대형 상장으로 화제를 모았다.

샤오미의 성공 배경에는 창업자 레이쥔의 적극적인 벤치마킹 전략이 유효했다. 특히 사업 초기 ‘중국의 스티브 잡스’로 불렸을 정도로 애플의 경영 방식과 디자인 콘셉트, 신제품 발표 방식을 공공연하게 참고했다는 분석이 많다. 레이쥔 본인이 공식석상에서 스티브 잡스를 존경한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샤오미가 애플과 다르며, 애플을 넘어서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해 왔다.

샤오미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은 적극적인 고객 참여 전략이다. 애플 제품에 열광하는 충성 고객군이 공고하듯, 샤오미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미펀(米粉·Mi-fan)’이 세계 각국에 존재한다. 샤오미는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팬덤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팬덤이 곧 샤오미의 성장세를 돕는 강력한 동력으로 큰 몫을 하고 있다.

예컨대 샤오미는 자사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의 소리를 주기적으로 취합해 매주 운영체제(OS) 업데이트 시 반영했다. 소비자가 제품의 개선에 직접 참여하는 경험은 ‘브랜드의 친구’가 되는 즐거움으로 이어진다. 레이쥔은 이런 전략을 두고 “우리는 스마트폰을 파는 것이 아니다”라며 “참여의식을 파는 기업”이라고 강조한다. 새로운 운영체제를 발표할 때 그가 빼놓지 않고 언급해 온 대상도 샤오미를 함께 발전시키는 미펀의 존재다. 그는 “우리가 개발한 것이 아니다. 미펀과 함께 발전시킨 것”이라는 발언을 거듭해 왔다.

온라인 성장 한계 극복…최종 지향점은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던 샤오미는 2015년 무렵부터 위기를 겪게 된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2014년 이후 경쟁자인 화웨이, 오포, 비보가 빠르게 성장하며 샤오미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특히 화웨이는 적극적인 오프라인 사업을 통해 온라인 사업 위주였던 샤오미를 제치고 점유율을 높였다. 생산과 유통의 과정을 단순화해 제품 단가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던 샤오미의 초창기 성공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2016년에는 오포, 비보에도 스마트폰 출하량이 따라잡히며 ‘최악의 실적’을 낸다.

결국 샤오미는 온라인 판매를 고집했던 과거의 원칙에서 과감히 벗어나기로 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적극적으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당시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소비자는 20%에 불과해, 점유율 경쟁에서 승기를 쥐려면 오프라인 영업을 병행하는 쪽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오프라인 영업으로 전략을 전환하기 시작했지만, 샤오미에 가장 중요했던 것은 ‘샤오미 생태계’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었다. 레이쥔에게 샤오미는 단순한 스마트폰 판매 회사가 아니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기술 등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가전제품, 전기차를 연결하는 ‘생태계의 확장’이 그들이 구상한 샤오미의 완결판이다. 설립 당시부터 스마트폰으로 수익을 올리지 않겠다고 강조해 온 것도 이런 장기 구상 때문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샤오미가 전도유망한 전기차 기업으로 거론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샤오미는 지난해 첫 전기차 모델인 대형 세단 ‘SU7’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YU7’을 내놓을 계획이다.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는 30만 대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샤오미 주가의 배경으로 전기차 사업 또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