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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채용비리 불거진 SR…2심 법원 "9명 중 8명 채용 취소"

입력 2025-03-18 17:49   수정 2025-03-18 19:27



대규모 채용 비리가 불거졌던 수서고속철도(SR)가 부정 채용 합격자들을 해고할 수 있다는 항소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심은 당사자 9명 중 2명만 인정했지만, 2심은 8명으로 인정 범위를 대폭 늘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5부(윤강열 부장판사)는 SR이 부정 채용 대상 근로자 9명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SR 임직원들은 2015년 7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의 신입·경력 채용 과정에서 총 24명을 부정 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이사는 물론 영업본부장, 인사노무팀장, 노조위원장까지 지원자의 친인척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비리를 저질렀다.

대표이사 A씨의 경우 한 지원자의 모친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해당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인사노무팀장 B씨를 통해 수정해줬다. B씨는 또 다른 지원자의 서류전형 점수가 합격선에 미치지 못하자, 상위 합격자를 명단에서 삭제하기도 했다. 이들은 2021년까지 모두 업무방해 혐의로 유죄판결을 확정받았다.

특히 근로기준법 위반죄로 유죄가 확정된 노조위원장 C씨는 총 10명으로부터 16회에 걸쳐 금품청탁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민사소송 피고인 근로자 5명과 관련해서만 4000여만원을 받았다. C씨는 면접평가표를 미리 입수해 면접전형을 앞둔 지원자에게 전달하기까지 했다.

부정 채용 합격자들은 논란이 불거지자 상당수가 SR을 떠났고, SR은 2021년까지 남아있던 부정 채용 합격자 9명을 상대로 근로계약 취소 소송을 냈다. 다만 2022년 1심은 이 중 2명만 근로계약 취소가 가능하다고 봤다. 나머지 7명은 '채용 청탁은 있지만, 청탁으로 채용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취지였다.

2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SR과 합격자 간 정당한 근로계약이 성립하려면 '채용 절차의 공정성'이 전제라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최종합격자로 선발되는 과정에서 채용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는 부정행위가 있었다"며 "SR은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모르고 근로계약을 맺은 것"이라 했다. 부정행위를 알았다면 계약도 맺지 않았을 것이란 이야기다.

항소심 재판부는 SR 차원에서 부정행위를 내버려 둔 것도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SR은 채용 절차를 사전에 공개하고, 전형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규정했다"며 "대표이사나 인사담당자 등 소속 직원의 범죄행위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만으로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머지 1명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도 근로자 지위가 인정됐다. 이 합격자는 아버지가 SR 영업본부장에게 '잘 챙겨달라'고 전화하긴 했지만, 점수나 순위 조작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양측은 항소심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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