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패션 업계는 울상이다. 주요 브랜드 매출이 전년 대비 뚝뚝 떨어지면서 3월에 ‘눈물의 세일’을 나설 정도다. 날씨 영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소비 트렌드가 ‘가성비 패션’으로 바뀌면서 패션업계가 전반적인 침체에 빠졌다. 어려운 중에서도 SPA(제조·직매형 의류)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의 지갑사정을 헤아리듯 막강한 가성비 패션템으로 무장했다.
대표적으로 이랜드의 SPAO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5% 늘어나며 6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SPA 브랜드의 파죽지세가 향후 최소 수년간 이어질 ‘메가 트렌드’라고 보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성비 패션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NC베이직은 ‘어반 베이직 웨어(Urban Basic Wear)’를 표방하며 의류 상품의 품목을 확대하고 이너웨어, 라운지웨어, 잡화 카테고리를 신설해 총 130여 가지 상품을 선보였다. 오픈 후 6일 간, 리뉴얼 전 대비 8배 높은 평당 매출을 달성했다.
NC베이직 브랜드 콘셉트는 ‘최고를 입자, 매일(WEAR THE BEST, EVERY DAY)’로, 데님을 중심으로 한 데일리 아이템이 대표적이다. 출근룩, 운동할 때 입기 좋은 액티브웨어, 집에서 착용하는 라운지웨어까지 폭넓은 시즌 컬러 팔레트와 아이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 리뉴얼을 하면서 의류(셔츠, 스웨터, 데님 등), 이너웨어(캐미솔, 여성 내의, 남성 드로즈), 라운지웨어(파자마), 잡화(가방, 모자, 양말, 스카프) 등의 아이템을 새롭게 추가했다.
이랜드리테일이 선보이는 유통형 SPA는 유통사(리테일러)가 자체 기획·생산한 패션 브랜드 상품을 자사 유통망에 입점하여 차별화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랜드는 합리적인 가격 상품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백화점, 아울렛, 대형마트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타사에서 따라오기 힘든 차별점으로 꼽힌다.
유통사의 자체 패션 브랜드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활발한 추세다. 미국 메이시스(Macy’s), 월마트(Walmart), 영국 테스코(TESCO), 일본 이온(AEON) 등 글로벌 유통사들이 SPA 모델을 적용한 자체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NC베이직은 의류 품질을 결정하는 소재부터 최고 수준을 구현하기 위해 해외 소싱처를 다각화했다. 글로벌 원단 소싱 전문가들이 국내를 비롯한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등지의 원단 공장에서 원사부터 생산 가공까지 전 공정 통합 관리한다. 해외 유명 브랜드도 사용하는 소재를 다양하게 개발했다. 한번 입어본 사람들이 ‘비싼 브랜드보다 소재가 좋다’는 평가를 내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봄여름(SS) 시즌 출시하는 ‘프리미엄 리넨 셔츠’와 ‘프리미엄 리넨 바지’가 대표적이다. 유럽산 리넨 섬유에 면, 비스코스 등의 소재를 혼방하여 구김이 적은 셔츠를 완성했다. 이를 위해서 유럽산 리넨만을 취급하는 우수 원단 업체 20여 곳을 접촉해 파트너로 선정하고, 이곳에서 함께 개발한 원단을 사용해 인도의 자가 공장에서 생산했다. 리넨 소재는 일반적인 패션 브랜드에서 고가 소재에 속한다.

‘울 블렌디드 스웨터’ 등 지난해 누적 14만 장의 판매량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던 스웨터류도 소재 폭을 넓혔다. 이번 25SS 시즌에 새롭게 선보인 울 100% ‘홀 가먼트 울 스웨터’는 천연 울 소재가 주는 부드러운 터치감과 포근한 감촉이 특징이며, 홀 가먼트(시접없는 무봉제) 방식으로 편직했다. 홀 가먼트 방식은 마니아층이 있을 정도로 착용감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연출한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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