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금 삼성전자 주가의 많은 부분은 반도체 부문의 성과에 많이 좌우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주가 부진으로 주주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삼성전자가 주주들 앞에서 연신 고개를 숙인 19일, 같은날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12단 제품 샘플 공급 소식을 알린 SK하이닉스의 행보가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응이 늦었다면서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을 아직 공급 못하고 있어서다.
HBM3 대응도 늦었다고 시인했다. 전 부회장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저희가 초기 대응이 좀 늦었다"며 "다음 해에 다가올 시장이 HBM4, 그다음이 커스텀(맞춤형) HBM 시장인데 이와 같은 신시장에 있어서는 저희가 작년에 있었던 HBM3와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해서 차질 없이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양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 1월 지난해 연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당시에도 하반기 안에 HBM4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이 제품은 초당 2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대역폭을 구현했다. FHD(Full-HD)급 영화(5GB) 400편 이상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HBM3E와 비교하면 60% 이상 빠르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독식하고 있다. 2022년 HBM3를 시작으로 HBM3E 8단과 12단 제품도 업계 최초 양산 기록을 세웠다.
HBM4 12단 제품 양산 준비는 하반기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HBM4 샘플이 조기에 출하된 만큼 고객사들이 예정보다 빨리 인증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그러자 전 부회장은 "중국 회사들이 D램이나 낸드 시장에 본격 참가하고 있지만 아직 기술력이 부족해 DDR(더블데이터레이트)4나 LPDDR(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4 같은 로우엔드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데 그 시장에선 어느정도 경쟁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로우엔드 시장도 물량 측면에선 중요하지만 저희는 고부가 시장인 하이엔드 시장을 중심으로 HBM, DDR5, LPDDR5, 고성능 서버향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같은 제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중국 업체에서 역점을 두고 로우엔드 제품에 대해선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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