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죽은 뒤 일시금으로 나오는 보험금을 활용해 살아 있을 때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일종의 ‘사망보험 연금’으로, 주택연금이 집을 담보로 맡기고 연금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 정부는 유족에게 사망보험금을 남기는 것보다 간병비 및 생활비가 급한 소비자의 수요가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 종신(생명) 보험 제도를 손질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사망보험 가입자는 세금 부담 없이 계약을 사망보험 연금 형태로 전환할 수 있다. 40세부터 매월 15만1000원의 보험료를 20년 동안 총 3624만원을 납부해 1억원의 사망보험금을 받는 보험 계약을 예로 들어보자. 보험 계약금의 70%인 7000만원을 유동화한 뒤 20년간 연금을 받을 경우 연금을 받는 시기를 늦출수록 수령액이 늘어난다. 연금을 65세부터 받기 시작하면 총 4370만원을 돌려받는다. 수령 시기를 70세와 75세로 늦추면 총수령액은 4887만원과 5358만원으로 늘어난다. 월평균 수령액으로 따지면 65세 연금을 수령할 경우 매월 18만원을 받는다. 70세와 75세에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각각 20만원과 22만원을 매달 수령한다.
정부는 보험금 유동화 과정에서 우려되는 모럴해저드 등의 부작용에 대비하기 위해 몇 가지 세부 조건을 정했다. 우선 계약기간 10년, 납입기간 5년 이상의 보험료를 완납한 경우 유동화할 수 있다.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같아야 하며, 보험계약대출이 없어야 한다. 최종 보험금이 변동하는 변액보험이나 금리연동형 종신보험은 유동화 대상에서 제외된다. 제도의 목적과 거리가 먼 초고액(보험금 9억원 이상 등) 사망보험도 불가능하다.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에 가입한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은 보험계약대출이 없다면 대부분 유동화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유동화가 가능한 사망보험 계약이 33만9000건, 금액으로 11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활성화되면 고령자의 노후 자금 부족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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