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디자이너들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일하다 보니 정보 공유도 쉽고, 트렌드도 빨리 파악할 수 있어 좋습니다.”남성복 브랜드 ‘와기(WHAGI)’ 창업자인 정재호 대표(사진)는 지난 21일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와기는 무신사가 2018년 동대문에 문을 연 무신사 스튜디오 1호점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브랜드명 와기는 전통 건축자재인 ‘기와’를 거꾸로 부른 것이다. 기와를 하나하나 쌓아 올리듯, 기본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린 패션 브랜드란 의미를 담았다. 와기는 최상급 소재에 강점을 둔 무채색 위주의 남성복을 주로 선보인다. 베스트셀러 제품은 폭이 좁은 ‘슬림 타이’다. 최근 패션 피플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 매년 두 배씩 성장하는 브랜드가 됐다. 다수의 패션 플랫폼에서 ‘입점 러브콜’을 받고 있다. 출시 5년 만에 ‘팬덤’을 갖춘 디자이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1992년생인 정재호 와기 디자이너 겸 대표는 “혼자 창업해 고군분투하다가 동대문에 들어오면서 회사가 본격 성장하기 시작했다”며 “동대문에 집적된 인프라는 디자이너들에게 큰 힘”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소재의 원단과 원부자재 종합상가가 인근에 있어 급변하는 패션 트렌드에 맞춰 제품을 빨리빨리 디자인해 선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패션 회사에 다니던 정 대표는 2019년 회사를 그만두고 나만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만들었다. 디자인부터 생산, 판매까지 모든 걸 혼자 했다. 힘든 시절이었다. 2022년 그는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6개월간 정부 지원을 받아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 1호점 사무실을 썼다. 이후 동대문에 머물기로 했다. 무신사 스튜디오는 디자인룸, 미팅룸, 패킹룸 등 다양한 공용 공간을 갖추고 있다. 디자이너들이 의류 제품을 효율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젊은 디자이너들과 정보를 교류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그는 “한 공간에서 부대끼다 보니 새로운 브랜드와 트렌드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이것이 동대문 패션 디자인 생태계의 최대 강점”이라고 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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