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건조 중인 핵잠수함의 규모가 6000~7000t급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을 동시에 운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난 8일 북한이 공개한 건조 중인 잠수함 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 실태를 시찰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 잠수함은 직경은 약 10~11m, 전장은 90~120m 정도의 탄도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춘 핵 추진 잠수함(SSBN)으로 추정된다. 현재 배치 중인 한국의 최신형 잠수함 도산안창호급(KSS-III)의 두 배가 넘는 크기다. 배수량 기준으로 미국의 LA급 공격 원자력 잠수함(약 6000~7000t)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상규 KIDA 핵안보연구실장은 보고서에서 "북한은 이미 김군옥 영웅함에서도 두 종류의 미사일을 동시에 운용한 전례가 있다"며 "이번 핵잠수함 역시 SLBM(북극성-4ㅅ, 5ㅅ 등) 6~12발과 SLCM(화살 1·2, 사거리 1000~2000㎞) 10여 발을 동시에 탑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북한이 2014년부터 이 핵잠수함을 건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잠수함에 탑재할 미사일은 2022년 4월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북극성-6이 유력하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북극성-6은 사거리가 1만2000km로 추정돼 북한 근해에서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다.
다만 러시아나 중국 등 외부의 도움을 받지 못할 경우엔 이 잠수함 배치되기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잠수함용 원자로는 농축도가 최소 20% 이상인 고농축 우라늄(HEU)을 연료로 사용하며, 이를 실증하고 검증하기 위해서는 실험로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관련 작업에 돌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승조원들이 피폭되지 않도록 차폐 구조도 완비해야 한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의 건조 중인 잠수함에는 함교탑이나 수직발사관과 같은 핵심 상부 구조물이 포함되지 않았고, 함수와 함미 등 전체적인 함정 형상이 드러나지 않았다. 도색도 완료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함체의 압력 선체를 용접해 조립하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잠수함은 선체 조립 단계로서 아직은 전체 개발 및 건조 공정상(상세설계 및 함 건조) 초 기 단계라는 분석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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