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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간 줄도산…건설사 회생절차 속도전

입력 2025-03-28 17:46   수정 2025-04-08 16:24

건설업계에 유동성 위기가 확산하자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생 신청부터 개시까지 걸리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다.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빨라지면서 재무 실사 결과가 나오는 오는 5~6월께 건설회사들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생 신청 두 배 증가…법원 ‘속도전’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 건설회사 회생 신청은 지난해 4분기 9건에서 올해 들어 22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회생절차 신청에서 개시까지 평균 소요 일수는 38일에서 22일로 약 42% 단축됐다. 작년 시공능력평가 1000위 안 건설사 중에서는 지난 17일 회생을 신청한 동부토건(368위)을 제외한 모든 기업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서울회생법원이 가장 적극적으로 속도전에 나섰다. 올 1분기 서울회생법원에 접수된 건설사 회생 신청이 개시 결정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20일에 불과했다. 특히 삼부토건은 지난달 24일 신청 후 10일 만에, 벽산엔지니어링은 접수 15일 만인 지난 19일 회생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통상 4주인 절차 소요 기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회생 개시 결정 절차가 지연되지 않도록 신속히 처리하자는 내부 논의가 있었다”며 “판사들에게 이런 내용을 공유하고, 각 재판부에서 최대한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이 속도를 내는 것은 신청 기업 범위가 하위권 중소 건설사를 넘어 상위권 중견 건설사로 확대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지난해 4분기에는 태산종합건설(322위), 부광건설(643위), 대진종합건설(544위) 등 시공능력평가 500위 안팎 중견 건설사가 주로 회생을 신청했다. 그러나 올 1분기에는 신동아건설(58위), 삼부토건(71위) 등 100위권 내 대형 건설사와 대저건설(103위), 삼정기업(114위) 등 100위권 초반 기업의 신청도 잇따랐다.

1세대 파산관재인으로 꼽히는 임창기 법무법인 세온 대표변호사는 “작년부터 이어진 건설 경기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 악화가 회생 신청이 급증한 원인”이라며 “하도급 업체부터 자금난이 발생하고, 상위 건설사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5·6월 ‘옥석 가리기’ 본격화할 듯
건설사 옥석 가리기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의 신속한 회생 개시 결정 이후 재무 실사를 통해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은 조기 퇴출될 수 있어서다. 지난 수년간 건설 경기 위축으로 일감이 줄었는데 건설사 수는 늘어난 것도 본격적인 업계 구조조정을 예상하는 근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1년 13만5299㎢이던 건축 착공면적은 2024년엔 8만9776㎢로 크게 줄었다. 허가면적도 17만3205㎢에서 12만2671㎢로 급감했다. 반면 건설업체는 같은 기간 7만7822곳에서 8만5642곳으로 증가했다.

법조계는 올해 초 회생을 신청한 기업의 경우 법원 명령에 따라 이뤄지는 회계법인 재무 실사 결과가 나오는 5월 중순~6월 초 회생 인가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려면 채권자 동의가 있어야 한다. 조동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회생 개시 결정 전까지는 보전처분이나 포괄적 금지명령이라는 잠정적 처분 상태에서 기업이 불확실성을 안는다”며 “개시 결정이 빨리 내려져야 이 같은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기업과 거래업체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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