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두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일대를 경찰이 완전히 차단하는 이른바 ‘진공상태’를 150m 반경까지 확대했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은 통제됐고, 주변 학교는 임시휴교에 들어가는 등 일대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경찰은 심판 선고일을 하루 앞둔 3일 서울 전역에 ‘을호비상’을 발령하고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3일 오전 헌법재판소로 가는 차도와 인도가 경찰이 설치한 거대한 차단막과 대형 버스들로 완전히 막혔다. 인도를 따라 경찰버스를 줄지어 이은 이른바 ‘차벽’이 형성됐다.
경찰은 헌법재판소 주변과 안국역 출구부터 운현궁 근처를 거쳐 현대 계동사옥 등과 북쪽 재동초 사거리까지 산성을 쌓듯이 버스 차벽을 설치해 완전히 통제했다. 경찰은 전날 오후 2시부터 아무도 진입을 못 하도록 ‘진공 상태’를 기존 100m에서 150m까지 확대했다.
안국역 출구 3곳은 전날부터 이미 폐쇄된 상태다. 인근 초등학교도 선고일까지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헌재 주변 식당 등 자영업자들은 울상을 지으며 어쩔 수 없이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을호비상을 발령했다. 을호비상은 두 번째로 높은 비상근무 단계다. 경찰은 대규모 집단사태나 테러·재난 등이 발생해 치안 질서가 혼란스러울 것을 대비해 을호비상을 발령한다. 연차 휴가 사용이 중지되고 지휘관 및 참모는 지휘선상에서 위치해야 한다. 가용 경력 50% 이내에서 동원이 가능하다. 이밖에 다른 지방 경찰들은 ‘병호비상’을 발령받았다. 가용 경력 30% 이내에서 동원할 수 있다.
선고 당일인 오는 4일에는 전국 경찰관서에 전국 최고 수준의 비상근무 단계인 ‘갑호비상’을 발령한다. 경찰 연차 휴가 사용이 중지되고 가용 경력의 100%를 비상근무에 동원할 수 있다.
경찰은 선고 당일에 전국에 기동대 337개, 2만여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서울에 210개 부대, 1만4000여명의 기동대를 집중적으로 배치한다.
은행권들도 탄핵 선고 날에 대비해 비상대응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헌재가 위치한 종로구 계동 지점과 계동 대기업금융센터, 하나은행은 안국동 지점과 계동 지점 등 영업점을 각각 두 곳씩 운영하고 있다. 대규모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모두 임시휴점을 결정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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