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자 외신이 일제히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한국 정치의 불확실성이 일단 해소됐지만 대미 외교 공백 등 정국 불안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언론은 차기 정권에서 한국의 외교정책 방향이 달라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의 대미 외교 문제를 우려했다. WSJ는 “윤 대통령 파면 후 한국은 대미 외교가 공백 상태에 있다”며 “한덕수 국무총리가 최근 헌재 판결로 권한대행 역할을 맡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신은 한국의 향후 정국 흐름과 차기 대선 구도에도 관심을 보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정치의 ‘격동의 한 장’이 마감됐다”며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 민주주의 안전장치 시험대를 넘어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할 길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차기 유력 주자로 소개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 대표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1위”라며 “한국 사회의 분열이 깊어진 상황에서 누가 중도층을 껴안을지가 (차기 대통령 당선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선두 주자인 이 대표처럼 진보 성향의 민주당에서 새 대통령이 나온다면 한국의 외교정책 방향은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일본 NHK는 이날 다른 프로그램 방송 도중 ‘윤 대통령 탄핵 재판, 즉시 파면’ 자막을 내보냈다. 윤 대통령 사진과 함께 ‘파면·실직(罷免·失職)’ 단어를 적어 넣기도 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중의원(하원) 내각위원회에서 윤 대통령 파면 관련 질문을 받고 “올해는 한·일 수교 60주년”이라며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한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것이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일 간 긴밀한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대응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중앙TV(CCTV)를 비롯한 중국 매체도 이날 파면 선고 직후 속보를 띄우며 헌재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선고 직후 신화통신은 윤 대통령에 대해 “한국 헌정사상 두 번째로 파면된 대통령”이라며 “법에 따라 한국은 60일 안에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은 “EU는 한국의 헌법과 법적 절차를 존중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EU 대변인은 “우리는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라는 공통의 이익과 공유된 가치에 기반한 한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김동현 기자/도쿄=김일규 특파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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