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의장은 이날 담화문에서 “대선 때마다 주요 후보 대부분이 개헌을 공약했지만 구체적으로 절차가 진행된 것은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며 “정치 세력의 셈법이 각자 다르고 이해관계가 부딪혔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권력구조 개편 문제가 가장 (이견이) 컸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임기 초에는 개헌이 국정의 블랙홀이 될까 봐 주저하고, 임기 후반에는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으로 추진 동력이 사라지니 새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물꼬를 터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의장은 “기한 내에 합의할 수 있는 만큼 논의를 진행하되, 가장 어려운 권력구조 개편은 이번 기회에 꼭 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 권력 집중도를 낮추고 책임총리제를 도입하는 등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을 조기 대선과 함께 ‘원 포인트’로 하자는 제안이다.우 의장뿐만 아니라 여야 원로와 국민의힘, 민주당 내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 주요 인사를 중심으로 개헌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전직 여야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는 지난달 ‘개헌 대국민 서명운동’도 시작했다. 국민적 요구도 있다. 지난 2월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제 개헌에 대해 ‘필요하다’는 응답(54%)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30%)보다 20%포인트 넘게 높았다. 우 의장은 “부족한 내용은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2차 개헌을 통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 의장 제안에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을 통해 “헌법재판소 역시 재판관 8인 전원 의견으로 ‘대통령으로서 가졌을 고충을 이해하며 정치적 판단을 존중한다’고 한 만큼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 타개를 위한 대대적 개헌이 절실하다”고 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헌에 동참하고 국회 특위를 구성하는 데 인원은 원내대표가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우 의장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분출했다. 조기 대선이 ‘내란 세력’인 국민의힘을 심판하는 구도로 치러져야 하는데, 개헌이 추진되면 ‘개헌 세력 대 반(反)개헌 세력’ 구도로 프레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개헌은 재적 국회의원 과반(151명)이 개헌안을 발의하고, 3분의 2(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반대하면 불가능하다.
우 의장에 대한 성토는 강성 친명과 이 대표와 가까운 중진 그룹에서 쏟아졌다. 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의원은 “지금은 내란 종식에 총단결·총집중하고 매진해야 할 때니 시선 분산을 하지 말자”고 했다. 추미애 의원도 “내란 척결 후 개헌을 논의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SNS에 “벌써 개헌이니 내각제니 난리”라며 “윤석열 파면이 엊그제고 아직 관저 퇴거도 안 한 상태인데 국민이 공감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에게는 우 의장을 비판하는 당원 메시지가 쏟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비명계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SNS에 “우 의장의 개헌 추진 제안에 적극 동의하고 환영한다”고 했고 김두관 전 의원은 “두 손 들어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은 개헌을 반대하는 호헌세력”이라며 “국민을 먼저 생각한다면 개헌은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했다.
최형창/배성수/정소람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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