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자치구들이 골목마다 머물고 싶은 ‘이색 명소’를 꾸미고 있다. 과거 낡은 상권 혹은 통행로에 불과했던 골목도 조명축제와 숲길 등을 꾸며 되살리는 모습이다.
관악구의 '별빛신사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구는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손잡고 2020년부터 약 5년간 80억원을 투입해 신림사거리 일대 상권을 문화관광 거리 별빛신사리로 탈바꿈하는 '상권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했다. 별빛신사리는 별빛이 내린 신림동 사거리라는 의미다.
특히 조명축제인 '관악별빛산책'이 지역 대표 행사로 자리잡으면서 사람들을 모았다는 설명이다. 이 축제는 신림동 신원시장, 서원동 상점가 가운데 흐르는 도림천에 은하구 전구, 별 모양 조형물 등 '별빛'을 주제로 설치물을 두고 각종 행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열린다. 매년 상권 릴레이 이벤트 등을 열고, 전체 공연단의 40% 이상을 구내 청년·신진예술가로 구성한다.
서울신보에 따르면 이 사업으로 조성된 별빛신사리 상권은 사업 첫해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이 1316만원이었으나 5년차에는 1693만원으로 28.65% 늘었다. 같은 기간 이용 만족도도 5점 만점에 3.87점에서 4.42점으로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관악구 관계자는 "조명축제 인기가 높아 처음에는 30일에서 시작해 지난해는 90일까지 축제 기간을 늘렸다"고 했다.

서울 중구는 남산자락숲길을 중심으로 51개 골목길을 연결하고, 최근 이를 보여주는 '남산이음 지도'를 선보였다. 중구청 홈페이지 내 문화관광 페이지에 접속해, 상단 배너 중 여행가이드를 누르고 관광가이드북 코너에 들어가 전자책 형태로 보거나, 동별 센터 등에서 종이지도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남산자락숲길은 총연장 5.14km, 유모차와 휠체어도 통행할 수 있는 무장애 숲길이다. 무학봉근린공원에서 반얀트리까지 이어지며, 흙길과 데크길로 조성됐다. 중구 관계자는 "구민 누구나 도보 15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일상 속 '숲세권'을 만든 셈"이라고 했다.

남산이음 지도에는 동네별 추천 진입로와 도보 경로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힙당동 마실길 △근현대사 탐방 코스 △광희문 컬쳐맵 △중림 산티아고(중림동 약현성당 골목길) 등 테마가 있는 걷기 코스를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겁게 거닐 수 있는 도심형 콘텐츠 관광 모델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각 경로는 QR코드로 스마트서울맵과 연동해서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숲길 경로를 안내받을 수 있다. 중구 관계자는 "명동, 회현, 소공동처럼 관광 밀집 지역뿐 아니라 다산동, 황학동 같은 생활밀착형 주거지역까지 포함해 도심 전체를 체험형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유림/권용훈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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