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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 항모·폭격기 보낸 트럼프 "이란과 직접 핵협상"

입력 2025-04-08 17:46   수정 2025-04-09 01:20

미국과 이란이 오는 12일 중동 중재국 오만에서 핵 협상을 하기로 하고 각각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다. 미국이 강경한 대이란 압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직접 협상’을 통해 외교 해법을 병행하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이란과 직접 대화를 시작했다”며 “12일 대화가 계속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회담은 거의 ‘최고위급’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모두가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더 바람직하다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미국이 이란과의 외교 채널을 다시 가동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집권 당시 2018년 이란 핵합의(JCPOA)를 탈퇴했지만 집권 2기 시작 후 지난달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서신을 보내 대화를 제안했다.

이날 이란은 곧장 이번 협상이 오만을 사이에 둔 ‘간접 협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반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협상에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이끄는 대표단을 파견한다. 이란에선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성공적이지 않으면 이란은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도 열어놨다. 최근 미군이 중동 지역에 전략 자산을 대거 배치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등을 이란 주변에 연쇄적으로 배치해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날 미국이 이스라엘에 사드 시스템을 다시 지원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지난 5일 미국의 대형 수송기인 C-5M 슈퍼 갤럭시가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에 착륙해 8시간가량 머문 뒤 이륙했고, 이 과정에서 사드가 운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해상 전력도 잇따라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귀항을 앞둔 미국 항모 해리트루먼호는 중동 해역에 추가로 체류할 예정이며, 항모 칼빈슨호도 태평양 작전을 마친 뒤 곧 중동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공중 전력으로 B-2 스피릿 전략폭격기 다수가 이란을 사정권에 두고 있는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섬에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B-2 스피릿 전략폭격기는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핵무기를 실을 수 있어 ‘고강도 무력 시위의 상징’으로 꼽힌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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