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줄여달라"…피켓 들고 시위 나선 변협

입력 2025-04-08 17:47   수정 2025-04-09 00:58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를 줄여야 한다며 시위에 나섰다. 이번주 법무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간 뒤 오는 14일에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현직 변호사들을 대변하는 변협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제도 도입 후 법률시장에 변호사가 과잉 공급돼 저가 수임 경쟁과 법률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예비 법조인 집단인 로스쿨학계는 변호사 증원으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무분별 배출 막아라” 집회 예고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 53대 집행부 소속 변호사들은 전날부터 법무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오전과 오후 시간을 나눠 피켓 시위를 벌였다. 다음주 월요일(14일)에는 변협 집행부 전원(43명)이 동참하는 대규모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김정욱 변협회장(변호사 시험 2회), 조순열 서울지방변호사회장(사법연수원 33기) 등 변협 지도부도 직접 나선다. 작년 말 선거 때부터 ‘원팀’을 강조해 온 김 회장과 조 회장은 모두 변호사 수 감축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로스쿨 제도 도입 초기 한 해 변호사 시험 합격자는 1451명(2012년)이었다. 바로 다음 해 1500명을 넘어선 뒤 2017년 1600명, 2020년 1700명 선을 차례로 돌파해 작년에는 1745명이 합격증을 손에 쥐었다. 그 결과 2012년 1만2532명 수준이던 개업 변호사는 2024년 3만525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로스쿨업계는 “합격률 높여야”
변협은 국내 법률시장 확장 속도에 비해 한 해 쏟아지는 변호사 수가 너무 많아 과잉 공급에 이르렀고, 이에 따른 변호사 간 과도한 수임 경쟁으로 법률 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수요만을 고려한 무분별한 증원보다 업계 상황에 맞는 적정 규모가 산출돼야 한다는 것이다. 2011~2020년 검사와 판사 수가 각각 27%, 22% 늘어나는 동안 변호사는 135% 급증했다.

변협은 경제 성장률과 인구 증가율 등을 고려한 적정 규모를 1000~1200명 수준으로 추산한다. 우리나라와 법조 인력 체계가 가장 비슷한 일본(3.25명)보다 한국(5.76명)의 인구 대비 변호사 수가 많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인구 대비 변호사 수가 38명에 달하는 미국의 경우 세무사·변리사 등 유사 직역 업무까지 변호사가 나눠 맡는 구조여서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변협과 달리 한 해 배출되는 변호사 수가 학교의 평판과 재정 수입으로 직결되는 로스쿨학계는 증원을 주장하고 있다. 전체 로스쿨 입학 정원(2024년 2152명)의 75% 이상 합격자 수가 매년 보장돼야 지방에 분산된 로스쿨이 존립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으로 구성된 협의체인 로스쿨협의회 관계자는 “50%대 수준인 변시 합격률을 점진적으로 높여야 시장 확대와 로스쿨 교육 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변시 합격자 수는 법무부와 교육부 간 협의 사항이지만, 최종 결정권은 법무부 장관에게 있다. 법무부는 매년 4월께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 심의를 열고 합격자 수를 결정한다. 올해는 이달 25일 발표될 예정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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