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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를 멈춰 세운 결정적 요인으로 미 국채값 폭락(국채 금리 급등)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상호관세 유예 배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나는 국채 시장을 보고 있었다”며 “사람들이 좀 불안해하더라”라고 밝히면서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7일만 해도 연 3.886%로 떨어졌는데 이날 상호관세 발표 직후엔 연 4.516%까지 뛰어올랐다. 주식시장 폭락 땐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미 국채 가격이 오르고 금리는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데 정반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이를 두고 미 국채 1, 2위 보유국인 일본과 중국 중 한 곳이 국채를 판 것 아니냐는 루머가 돌았다. 찰스 가스파리노 미국 폭스뉴스 기자는 이와 관련, SNS에 “자산운용사에 따르면 미 국채를 대거 매도한 주체는 중국이 아니라 일본이었다”고 했다. 시장에선 일본이 팔았다면 정부가 아니라 기관투자가가 매도 주체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팔면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미 국채를 팔 순 있지만 이 경우 국채 가격 하락으로 중국도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국채 가격 폭락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미 국채 금리가 연방정부 재정적자부터 미국인의 모기지 금리까지 전방위적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미 연방정부 부채는 35조4600억달러(약 5경1800조원)에 달한다. 미 정부가 지난해 국채 이자로 지급한 금액만 1조3000억달러나 된다. 국채 금리가 올라가면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주식시장 급락 때만 해도 “버티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이 국채 가격이 폭락하자 한발 물러선 것도 심각한 재정적자 상황을 잘 알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미국인 대부분은 퇴직연금에 주식과 채권을 나눠 담고 있는데,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국채 가격마저 폭락하면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여론이 악화하면 내년에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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