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은 반도체·車에 베팅…외국인 '관세폭풍' 대응에 깜짝 [분석+]

입력 2025-04-15 06:30   수정 2025-04-15 06:56


미국 트럼프 행정부발(發) '관세 전쟁'이 격화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개인은 반도체와 자동차주(株)에 베팅한 반면, 외국인은 내수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전격 발표한 지난 1일 이후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순매수 금액 1조6220억원), SK하이닉스(1조6185억원), 현대차(5203억원), 기아(2147억원), LG전자(1837억원) 순으로 많이 담았다. 이들은 코스피 대형주이자 모두 수출주로 꼽히는 기업들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상호관세를 예고한 뒤 3일에는 연설을 통해 한국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비롯, 전 세계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기본관세(보편관세) 10%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다음날 코스피지수가 5.57% 급락하는 등 전 세계 증시가 출렁였다. 발표 직전에 2500선을 맴돌던 코스피지수도 여전히 회복하지 못 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를 이끌고 있는 전통적인 수출주들이 관세 여파에 급락한 것을 저가 매수 기회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관세 발표 이후 각각 9.1%와 15.3% 단기 급락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 영향에 10.5%와 11.5%씩 미끄러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에 대해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관세의 경우 D램, 낸드는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고, 매출 비중이 낮은 소비자용 D램 모듈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만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으로 직접 수출되는 메모리는 반도체 매출의 5.4%, 전체 매출의 1.6%를 차지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주에 대해 "관세 문제가 지난 몇 달간 이어지면서 완성차 주가가 15~20% 하락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며 "업계의 대응, 현지 생산 확대 및 제휴 등이 가시화하면서 주가가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관세를 피할 수 있는 내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612억), 한국전력(594억원), HD현대마린엔진(273억원), SK텔레콤(231억원), 삼성화재(162억원) 순으로 많이 담았다. 조선과 방산은 향후 관세 협상에서 한국이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는 업종으로 꼽히고, 에너지·통신·보험은 사실상 '관세 무풍지대'로 평가받는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의 타깃 중 하나가 방위비 분담 압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산업인 우주·국방은 오히려 모멘텀을 가질 수 있다"며 "유럽으로의 탄약 수요 강세와 미국의 동맹국 역할 강화 요구는 국내 방산업체에 구조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 조선소의 수익 창출을 차단하려 할수록 선주들이 한국 조선소로 발주를 전환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 있다"며 "중국 발주 물량의 일부만 한국으로 우회해도 엄청난 잔고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자 관망하는 대기자금도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한국(무역적자국)을 거론한 지난달 18일 50조9567억원 수준이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54조6924억원으로 늘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예치해 둔 돈으로, 언제든 주식 투자에 활용될 수 있는 증시 대기성 자금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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