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숙희 대법관(사진)이 세계여성법관협회(IAWJ) 아시아·태평양 지역이사에 선출됐다. 한국인으로는 역대 세 번째다.
14일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신 대법관이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세계여성법관회의에서 아태지역 이사에 선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이사 선출은 우리나라 여성 법관들의 활약과 리더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특히 2023년 여성 최초로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발탁되어 양형기준 대상 범죄군 확대 등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양형기준을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 대법관은 한국젠더법학회 부회장과 법원 내 '젠더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젠더법 분야의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19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직 당시에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을 맡아 경찰의 부실한 초동 대응으로 피해자가 사망했다며 1심보다 국가 책임을 무겁게 보고 손해배상금을 증액하는 판결을 선고해 정의로운 법적 판단에 대한 소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신 대법관의 남편은 캄보디아 크메르 루주 특별재판소(ECCC) 국제재판관을 지낸 백강진 서울고법 부장판사(23기)로, 법조계의 '부부 판사'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김영혜 전 부장판사, 2010년 민유숙 전 대법관에 이어 신 대법관이 세 번째로 중책을 맡게 됐다.
회의 기간 중 신 대법관은 만디사 마야 남아공 헌법재판소장을 만나 오는 9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종 국제 콘퍼런스'에 대한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남아공 헌재소장은 대법원장을 겸임하는 사법부 수장이다.
한국전쟁 참전국인 남아공 사법부 수장을 초청하는 이번 세종 국제 콘퍼런스는 오는 9월 22일부터 23일까지 '법치주의와 사법접근성의 제고'를 주제로 개최되며, 국내외 법조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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