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개월(3월 17일~4월 16일) 동안 국내 투자자의 미국 뉴욕증시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레버리지 ETF는 두 개에 그쳤다.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셰어즈’(SOXL)와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2X’(TSLL)다. 직전 한 달(2월 17일~3월 14일)간 레버리지형 상품은 7개였다.
테슬라 주가 등락률을 두 배만큼 추종하는 TSLL의 순매수액은 최근 한 달간 3억4271만달러에 머물렀다. 그 이전 1개월 순매수액(7억6420만달러)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순매수 16위이던 ‘그래닛셰어즈 2.0X 롱 엔비디아 데일리’(NVDL) 역시 같은 기간 6363만달러에서 3708만달러로 줄어들며 24위로 떨어졌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세 배로 추종하는 SOXL의 경우 순매수 규모가 늘었지만 가격이 1개월 새 50% 이상 하락하며 ‘저가 베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빈자리를 차지한 것은 안정성이 장점인 배당이나 채권형 ETF였다. ‘슈왑 미국 배당주’(SCHD)의 순매수 규모는 1억761만달러에서 2억1925만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SCHD는 버라이즌 코카콜라 록히드마틴 펩시코 등으로 구성된 대표적 배당 ETF다.
다소 생소한 채권형 종목도 상위권에 올랐다. 최근 한 달간 ‘아이셰어즈 투자등급 회사채’(LQD)를 미국 주식 중 여덟 번째로 많은 1억3838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그 이전 1개월간은 순위권 밖이어서 순매수 규모가 집계되지 않은 ETF다. 높은 신용등급의 우량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에 집중 투자하는 월배당 상품이다.
‘양자 테마주’로 주가가 널뛰는 아이온큐 순매수액은 같은 기간 1억3856만달러에서 7228만달러로, 팰런티어 매수액은 2억4798만달러에서 1억4086만달러로 각각 감소했다.
반면 올 들어 낙폭이 컸던 엔비디아와 애플에 대해선 대거 매수세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 두 종목은 최근 한 달간 순매수액 상위 6위(1억6962만달러)와 9위(1억3108만달러)로 올라섰다. 그 전 1개월 동안은 순매수 상위 5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특히 서학개미는 이달 초 4거래일간 애플 주식을 8143만달러어치 사들였다.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탓에 고율 관세 우려가 불거지며 주가가 22.4% 급락한 때다.
올 들어서만 주가가 30% 안팎 떨어진 ‘낙폭과대 배당주’ 나이키로도 매수세가 몰렸다. 최근 한 달간 5139만달러어치를 순매수해 19번째로 많았다. 배당을 받으며 주가 반등을 기다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미국의 경제 리더십이 흔들리고 침체 전망까지 나오자 안정적인 투자 흐름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며 “변동성이 큰 장세엔 이런 분산투자 저가매수 전략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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