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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 점유율’ 잡기 경쟁…차별화된 경험으로 승부”

입력 2025-05-02 06:00   수정 2025-05-14 16:39

[스페셜] 글로벌 럭셔리 산업 리포트 - 안드레아 게라 프라다그룹 CEO




프라다그룹은 패션 업계에서 쌓아 온 권위를 매출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한 끝에 2022년 역대 최대의 연간 실적을 달성했다. 이후 경쟁사들을 뛰어넘는 성과를 지속했으며 전반적인 럭셔리 업계가 둔화돼 2024년 침체기에 진입했음에도 상당한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최근 프라다그룹 성장세의 상당 부분을 견인한 미우미우는 파격적이지만 실용적인 디자인을 새롭게 제시해 다양한 연령과 국적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고객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지난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매출을 거의 2배로 확대했다.

미우미우는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는 패션쇼뿐만 아니라 문학클럽, 팝업 북스토어 및 아트바젤 파리(Art Basel Paris) 주간 동안 열린 런웨이와 다양한 퍼포먼스의 배경이 된 다층적 설치예술을 통해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안드레아 게라 프라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미우미우와 프라다가 장기적으로 생존하려면 사회의 문화적 측면을 다루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룹의 플래그십 브랜드인 프라다는 다소 완만해지긴 했지만 럭셔리 경쟁사인 LVMH와 케링이 매출 하락을 기록하는 시기에도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프라다도 가격을 인상했고 일부 제품의 경우 인상 폭이 컸으나, 고객들의 불만은 거의 없다. 고객들은 시즌 아이템뿐만 아니라 갤러리아 토트백, 나일론 백팩과 같은 베스트셀러 제품에 거액을 지출한다.

룩소티카(Luxottica), 이틀리(Eataly), LVMH 그룹의 호스피탈리티 부문을 이끌었던 게라 CEO는 프라다그룹 최초로 창립 가문 출신이 아닌 최고경영자다. 그룹은 승계 계획을 진전시키고 험난한 럭셔리 시장에서 계속 경쟁사들을 앞서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게라 CEO는 2023년부터 이탈리아 패션 대기업 프라다그룹을 이끌고 있다.

- 산업의 전반적 둔화에도 불구하고 미우미우는 2024년 내내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성공의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미우미우는 항상 높은 평가와 신뢰를 받아 왔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의 사업 운영 과정에서 브랜드 본질과 다소 멀어졌던 면이 있다. 런웨이와 브랜딩은 정교했지만 제품이나 매장에서는 이 점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약 3년 전부터 모든 것을 다시 정비했고 그게 성공으로 이어졌다. 또한 사회 내 특정 부분을 잘 포착하고 이를 브랜드와 제품을 연계하며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과도 관련 있다.”

- 확실히 많은 고객들이 미우미우의 명확하고도 창의적인 정체성에 환호하고 있다. 바로 이점이 미우미우가 그토록 뛰어난 성과를 보일 수 있었던 주요 요소인가. 럭셔리 업계는 창의성의 이슈를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업계는 전환점에 놓여 있다. 창의성의 혼란, 기업 리더십의 혼란을 겪고 있으며 수년 만에 업계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2024년에 긍정적인 성장을 기록한 브랜드들은 모두 창의성,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경영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으며 창의성과 이미지, 그리고 회사 운영 간에 강력한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이 업계에서 필요한 가장 중요한 ‘긍정적인 긴장감’ 중 하나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급격한 성장 이후 2025년으로 접어들면서 미우미우의 비즈니스를 안정화하는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우선 우리는 매출 규모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50% 성장을 이루거나 매출을 2배로 늘리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쉽게 가능했다. 이제 우리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려고 한다. 즉, 시장으로부터 나오는 미약한 신호들까지도 철저히 분석하고 스스로와 경쟁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브랜딩과 창의성 측면에서도 같은 접근 방식을 유지하겠지만 항상 더 신뢰할 수 있고 더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크게 외치는 게 아니라 더 크게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런웨이 쇼와 아트바젤 파리에서의 활동은 미우미우가 예술과 영화 분야에서 얼마나 깊은 문화적 뿌리를 가지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이번 설치 작품은 미우미우와 미우치아 프라다, 폴란드 예술가 고슈카 마쿠가의 협업으로 탄생했으며 그 주 파리에서 가장 많이 주목받은 이벤트 중 하나였다. 우리는 이벤트에 단순히 이름을 올리거나 태그를 단 게 아니다. 우리는 정말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면 아예 하지 않는다. 프라다의 루나 로사(Luna Rossa: 아메리카 컵에 참가하는 이탈리아 요트팀)도 그런 경우다. 그건 우리 팀이다. 프라다 재단 미술관도 마찬가지다.”

- 다소 다양하긴 했지만 깊이 관여한 프로젝트들로 보였다. 그게 최근 실적 발표에서 언급한 ‘다각적인 브랜드 가치(polyhedric brand equity)’의 일환인가.

“사회의 문화적 측면을 다루는 것이 두 브랜드(프라다와 미우미우)가 장기적으로 생존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문화를 만들고 사회를 형성한다. 우리 매장은 건축과 예술, 공학의 세계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여주는 열린 문과 같다. 그것은 프라다 세계가 상징하는 바다. 프라다 브랜드는 스포츠,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 이런 측면들은 매우 다양한 소비자 유형에 도달할 수 있다. 프라다는 화려한 밤을 위한 브랜드이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똑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프라다는 본질적으로 ‘다각적(polyhedric)’이다.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의미를 지니며,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살아 숨 쉬는 존재인 거다. 그것을 해낼 수 있는 브랜드는 거의 없다.”



- 언급한 예술, 건축, 스포츠 분야의 활동들은 미우치아 프라다(Miuccia Prada) 프라다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프라다 창업자 마리오 프라다의 손녀)와 파트리치오 베르텔리 이사회 의장(미우치아 프라다 남편)의 개인적인 관심사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프라다그룹의 승계 계획을 이끌기 위해 합류한 입장에서 이러한 문화적 메시지들을 승계 계획 안에서 어떻게 확장하고 발전시킬 계획인가.

“우리는 긴 여정의 과정에 있다. 두 창립자는 여전히 정신적으로 매우 젊고 활기차다. 그들은 일주일 내내 일하고, 수십 년을 내다보며 브랜드의 미래를 고민한다. 이탈리아 기업이 세대교체 계획을 명확히 세우는 것은 드문 일이다. 특히 ‘우리는 독립적으로 운영될 거고, 로렌조(파트리치오 베르텔리와 미우치아 프라다의 아들)가 수장이며, 장기적으로 회사를 이끌 인물도 로렌조’라고 가족이 선언하는 경우는 더 드물다. 높이 50km 상공에서 바라보면 우리의 여정은 넓고 탁 트인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때로는 구불구불한 산길처럼 보이기도 한다.”

- 프라다 브랜드를 보면 지난 몇 년간 리테일 실행에 큰 초점을 둔 것으로 이해된다. 이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프라다가 지난 6~7년간 완전히 뒤바꿔 온 것은 매장이다. 매장은 이제 프라다 고객 또는 잠재적 고객과의 관계를 위한 곳이 됐다. 프라다는 항상 매우 브랜드와 이미지, 그리고 제품 지향적인 기업이었으나, 고객 관계에 있어서는 반드시 최고는 아니었다. 매장이야말로 고객 관계의 중심점이므로 매장에서의 경험을 크게 중시하고 있다. 사람들은 단순히 브랜드 이름이나 로고만을 원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브랜드 안에서 살아가기를 원한다.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고 싶어하며, 우리와 함께 감동을 느끼고 싶어 한다. 또 고객들은 프라다 브랜드를 생생하게 경험하는 것을 원한다. 그것이 우리가 집중한 부분이다.”

- 프라다그룹처럼 큰 조직이 이러한 접근 방식을 취하는 방식이 궁금하다.

“이건 장기전이다. 중요한 것은 내부 인재를 교육하고 이 과정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이해시키는 거다. 또 이러한 일을 전문적으로 잘 아는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 럭셔리 브랜드들은 주요 경제국에서의 소비 심리 약화와 인플레이션의 여파에 대처하고 있다. 럭셔리의 침체를 야기하고 있는 다른 요인은 무엇인가. 경기 순환적인 거시경제적 압박이 주요인인가, 아니면 다른 심오한 요소가 작용하다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매우 구체적인 도전과제가 몇 개 있는데 첫째는 중국이다. 중국 소비자와 중국의 장기적 잠재력은 강력하다고 생각하지만,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얼마간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럭셔리 업계 특유의 주기성 문제도 있다. 변화와 전환기를 맞이하면서 다수의 기업들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CEO를 교체하고 있다. 아마 럭셔리 업계는 가죽제품에 다소 지나치게 의존해 왔던 것 같다. 가죽제품은 물량과 가격이 증가했으며, 사이즈 문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의류나 신발보다는 더 쉬운 비즈니스이다. 일부 핸드백 가격에서 초인플레이션이 있었는데 소비자들에게 제공한 가치와는 연결되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이미 가방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신 크루즈 여행이나 최고급 호텔에서의 휴가를 선택했을 수도 있다. 이는 경기 순환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하며 본질적으로 럭셔리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한다.”



- 가격의 초인플레이션을 초래한 요인은 무엇인가. 현재 브랜드들이 실행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인가.

“가격이 쓸데없이 오른 것은 아니다. 더 나은 제품, 희망, 경험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가능했던 세그먼트들도 있다. 그러나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상향 추구 소비자들을 잃게 된 일부 브랜드들은 조금 신중했어야 했다. 진정한 해결책은 단 하나인데 브랜드를 통해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선사하며 고객들에게 완전히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가격을 책정하든 간에 핵심 소비자를 배신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항상 브랜드의 세계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 경험으로의 소비 이동이 럭셔리 부문에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특히 코로나19 이후 럭셔리 경험 부문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호텔, 크루즈 여행, 식품이 예다. 다행인 점은 이 역시 여전히 럭셔리 산업의 일부라는 것이다.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강력한 자산과 견고한 기둥들을 구축하고 있다. 그 둘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고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모든 기업이 고객의 감성 점유율(heart share), 지출 점유율, 지갑 점유율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수천 달러를 휴가에 쓸 것인가, 아니면 제품에 쓸 것인가. 어떤 것들은 묶어서 살 순 없나. 일부 호스탈리티 요소가 개인 제품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향후 10년 동안 재미있는 부분이 될 것이다.”

- 중국에서는 내년에도 복잡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볼 때 럭셔리에 대한 수요는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는가.

“2025년은 최소 상반기 동안은 지난 12~15개월과 같은 힘든 기간이 계속될 것이다.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럭셔리를 희망하고 꿈꾼다. 프라다의 경우 업계 평균을 넘어서는 성장을 유지하고 프라다에 마땅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효과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프라다그룹, 제냐(Zegna),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 모두 최근 몇 분기 동안 뛰어난 성과를 기록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독립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두고 경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장기적으로 LVMH와 같은 대기업들과 어떻게 경쟁할 수 있는가.

“그렇게 강력하고 부유한 대기업들이 있는 업계에서 활동하는 것은 어렵다. 매우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더 신속히 움직여야 하고, 달라야 한다. 협력사나 파트너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커뮤니케이션, 부동산, 임대인과의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단순하고도 빠르게 일을 처리하고 조금 더 영리하게 접근해야 한다.”

- 업계의 잠재력에 대해 아직도 매우 낙관적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럭셔리 브랜드들은 사람들에게 꿈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우리가 더 많은 꿈을 꿀 수 있다면 사회 및 문화와 더 깊이 연결될 수 있고 차세대 고객들도 우리와 함께 더 많은 꿈을 꾸게 될 것이다.”(이 글은 맥킨지에서 2025년 1월 발표한 ‘The State of Luxury: How to navigate a slowdown’ 보고서에 수록된 인터뷰를 번역한 것입니다.)

로버트 윌리엄스 더비즈니스오브패션(The Business of Fashion) 에디터
감수 강영훈 맥킨지 파트너·한상우 인게이지먼트 매니저(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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