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이 같은 경고는 미국 언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관세 협상국에 중국과의 무역 축소,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 차단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뒤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행정부가 70여 개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을 앞두고 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중국산 수입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이 부과한 고율 관세를 피해 제3국으로 우회 수출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도다.
블룸버그통신도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거래가 많은 국가에 ‘2차 관세’(secondary tariffs) 문제를 꺼낼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국가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각국이 미국과 중국 중 선택해야 할 시점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국가는 미국의 압박에 백기를 들고 있다. 베트남은 미국이 46%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자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 차단에 나섰다. 베트남 정부는 이달 초 긴급회의를 열어 불법 환적(일명 ‘택갈이’)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군사용으로 전용 가능한 반도체 등 민감 품목의 대중 수출 통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미국산 기술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신고·승인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상호관세를 22~28%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도 미국의 36% 상호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나섰다.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한 목적의 허위 원산지 증명서 제출에 대해 단속을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진행된 미·일 1차 관세 협상에서는 중국이 직접적으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향후 협상에선 미국이 일본에 중국과의 교역 축소를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 정부는 2차 협상을 앞두고 미국산 쌀 수입 확대, 자동차 검사 간소화 등의 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안보 카드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 다이스 공군기지에서 출발한 B-1B 전략폭격기가 일본 아오모리현 미사와 미군 기지에 배치됐다. 미군은 해당 조치가 일본과의 연합훈련을 위한 것이라며, 동시에 인도·태평양 지역 내 잠재적 도발 억제를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국도 미·중 갈등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미 관세 협상은 한국시간 기준 24일 밤 9시 열릴 예정이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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