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매년 5월 초가 되면 중서부 네브래스카주의 도시 오마하로 향하는 항공료와 현지 호텔 숙박료가 2~3배로 뛴다. 벅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라는 기업의 주주총회에 참석하려는 사람이 수만 명씩 몰려들기 때문이다. 벅셔해서웨이 주총은 유명 록 음악 축제에 빗대 이른바 '자본주의의 우드스톡'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 회사가 투자한 기업들의 물건을 구경하며 쇼핑을 즐길 수 있고, 다른 주주들과 함께 마라톤 대회에서 뛸 수도 있다.
벅셔해서웨이는 보험업을 중심으로 에너지, 철도, 소비재 브랜드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복합기업이다. 특히 투자로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이 회사 시총은 지난해 8월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를 빼고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한 최초의 미국 상장사라는 기록을 썼다.
버핏의 투자 스타일은 '가치 투자'와 '장기 투자'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사업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기업의 주식만 담는데, 상당히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 주식을 많이 보유한 정도를 제외하면 투자 기업 대다수가 '구(舊)경제'를 대표하는 업종이다. 버핏의 명언으로 자주 회자되는 "투자 원칙 첫 번째는 돈을 잃지 않는 것, 두 번째는 첫 번째 원칙을 잊지 않는 것"은 이런 성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10년 갖고 갈 주식이 아니면 10분도 보유하지 말라"는 말도 남겼다. 단순히 '싼 것 같다' '오를 것 같다'고 주식을 사는 게 아니라 기업의 본질적 경쟁 우위와 경영진의 역량까지 고려해 장기간 투자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예컨대 코카콜라는 벅셔해서웨이가 1988년 처음 매수한 이후 40년 가까이 들고 있는 종목이다.
올해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을 댕긴 '관세 전쟁'으로 세계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버핏의 주총 발언이 더욱 관심을 모은다.
곧 백수(白壽)를 바라보는 그는 2021년 벅셔해서웨이를 이끌 후계자로 그레그 아벨 부회장을 지명해 뒀다. 외신들은 버핏의 장수 비결을 충분한 수면 시간과 두뇌 활동, 긍정적인 사고와 인간관계 등에서 찾는다.
▶유튜브 '한경코리아마켓' 채널 모닝루틴 라이브에서 더 많은 경제뉴스와 시사용어를 볼 수 있습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