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해도 살날이 긴데 어쩌나'…50대 공무원의 한숨 [김익환의 부처 핸즈업]

입력 2025-04-23 12:00   수정 2025-04-23 13:18


"앞으로 살날이 많은데 더 벌고 아껴야죠."

정년퇴직을 앞둔 50대 고위 공무원은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이 같은 인식은 빠르게 번지고 있다. 기대수명이 80세를 돌파하면서 씀씀이를 옥죄는 사람들이 늘었다. 소득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이른바 '소비성향'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2004년 52.1%에서 2034년에 46.3%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소비와 국내총생산(GDP) 절벽 흐름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구요인이 소비성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소비성향(명목 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52.1%에서 2024년 48.5%로 3.6%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하락분(3.6%포인트) 가운데 3.1%포인트는 기대수명 증가와 관련이 깊다.

가계가 지갑을 닫은 것은 기대수명의 증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기대수명이 늘면 그만큼 노후를 위해 저축을 늘리고 대신 씀씀이를 옥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04년 77.8세에서 2024년 84.3세로 6.5세 늘었다. KDI는 기대수명이 1년 증가할 때 평균적으로 소비성향이 0.48%포인트 하락한다고 추산했다.

앞으로도 기대수명이 커지는 만큼 2034년까지 평균소비성향이 46.3%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평균소비성향이 감소하는 만큼 민간소비 증가율도 내림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부터 2040년까지 실질 민간소비 증가율은 연평균 0.06%포인트씩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소비를 북돋는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고령층의 일자리를 늘리고, 그만큼 씀씀이를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노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을 해소해야 한다"며 "연공서열형의 임금구조를 개선하고 정년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구 고령화에 따라 75세 이상 초고령층 인구 비중의 증가는 되레 소비성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령층 인구는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보유한 자산을 소진하려는 유인이 크다. 그만큼 이들의 평균소비성향이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초고령층 인구 비중 증가 폭보다 기대수명이 한국 소비행태에 영향이 압도적으로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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