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출자·출연기관들이 오세훈 시장의 시정 슬로건인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을 만드는 데 적극 동참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 중인 서울교통공사는 역사 내 미세먼지 저감과 교통 약자를 위한 시설 개선 등에 나섰고 국내 최대 공공 농수산물도매시장(가락시장) 운영사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도 단순한 식품 유통 거점을 넘어 다양한 먹거리로 이웃과 온정을 나누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40~64세 중장년 시민의 일자리 지원 기관인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층이 일과 삶을 재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전환기 동행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승강기 안전 관리 분야 정년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시니어승강기안전단’은 이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십분 활용한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청년층을 위한 인턴십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맞춤형 채용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환경 분야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지하철 역사 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지난해 기준 평균 26.4㎍/㎥로, 당초 목표(34㎍/㎥ 이하)를 초과 달성했다. 환기 설비를 개선하고 공기청정기를 추가 배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보다 강화된 관리조치를 시행하기도 했다.
지하철을 비롯해 버스·공공자전거 따릉이 등 시내 대중교통을 한 장의 카드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도 서울시의 ‘밀리언셀러’ 정책으로 손꼽힌다. 시 교통실에 따르면 선불형 기후동행카드의 누적 충전 건수는 지난 11일 기준 1001만건(실물 690만건, 모바일 311만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후불형 카드도 누적 발급 12만4000건을 넘었다.
시는 서울 뿐 아니라 인천 경기 등으로 서비스 대상 지역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현재 김포·고양·구리·남양주·과천 등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쓸 수 있다. 내달 3일엔 성남시 지하철 구간(수인분당선·경강선), 하반기에는 하남·의정부까지 서비스 권역이 넓어진다. 다음 달부터 새로운 디자인의 기후동행카드도 선보인다. 서울시 통합교통 브랜드인 딥 퍼플 색상의 로고 ‘GO SEOUL(고 서울)’을 적용했다. 재활용 플라스틱(R-PVC) 소재로 제작돼 기후동행카드의 친환경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2017년 아이들이 건강한 식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얘들아 과일 먹자’ 사업도 시작했다. 가락시장 내 6개 청과 도매시장법인과 협력해 서울시 지역아동센터에 주 2회 가량 신선한 과일을 무상으로 공급한다. 올해부터 수혜 대상 지역아동센터를 480여개소로 늘려 총 1만4000여명의 아이들이 신선한 과일을 정기적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민들이 먹거리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 교육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다. 가락시장 내 쿠킹스튜디오에선 진행되는 김치 담그기나 직장인을 위한 도시락 메뉴 강의, 1인가구 반찬 만들기 등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2016년 출범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단순한 시혜성 지원을 넘어 중장년의 사회적 역할을 재정의하고, 정책 기반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력 재설계는 물론 직업훈련, 취·창업 연계 등 실질적인 ‘일 경험’을 쌓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이력서 첨삭부터 면접 코칭, 직무 매칭까지 ‘원스톱’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서울 전역을 순회하는 권역별 채용박람회를 올해 5차례 진행하고 오는 7월 1~2일 12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하는 ‘서울 중장년 일자리박람회’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지난 3월 중장년 고용정책을 논의하는 ‘서울시 중장년 정책 포럼 2025’를 개최하는 등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캠페인도 병행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의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시와 시 산하기관의 노력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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