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정부와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성입니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관세 전쟁을 통해 세계 질서의 흐름을 재편하려 하고 있고,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5년 뒤의 세계는 지금과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이런 대변혁기에는 미래를 상상하는 데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이날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 주최로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GFC)’에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올해로 17회째인 GFC는 ‘대격변 시대: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열렸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대표적 균열로 관세 전쟁을 꼽았다. 그는 “미국의 관세 정책은 세계 흐름을 재편하고자 하는 전략의 일부”라며 “동시에 행정권을 미국 대통령이라는 한 사람 손에 더 편중시키고자 하는 시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글로벌 질서 균열이 ‘달러 리더십’에도 생채기를 냈다고 아제모을루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도 국제 사회가 미국 자산을 가장 안전하고 유동성 높은 자산으로 인식할지는 물음표”라며 “이번에 입은 손상이 영구적으로 남으면 향후 세계 자본 흐름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우방국으로서 동맹 관계를 강화해야겠지만, 지금의 트럼프 정부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이성적이지 않다”며 “한국은 적과 우방이 섞인 상황에서 동맹을 맺어야 하는 현실에 익숙한 만큼 미국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와 제3의 축을 형성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내부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경쟁을 촉진해 더 많은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벗어나 K팝처럼 완전히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며 “헬스케어, 교육, 도소매, 부동산 등 모든 분야에서 더 많은 경쟁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남정민/맹진규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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