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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오요안나 생일…친오빠 "그들은 여전히 날씨 전해" 분노

입력 2025-05-01 10:00   수정 2025-05-01 10:03


생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불거져 있는 전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세상을 떠난 뒤 하늘에서 첫 생일을 맞은 4월 30일, 오요안나의 유족이 비통한 심경을 고백했다.

이날 오요안나의 친오빠 A씨는 오요안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동생의 죽음에 애도해주시고 명복을 빌어주신 모든 분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운을 떼며 장문의 글을 써서 올렸다.

A씨는 "오늘 요안나가 평소 좋아하던 음식들을 소소하게 준비하여 생일상을 차렸다"며 "매년 축하해줬던 생일인데 이제 연락해도 받을 수 있는 동생이 없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A씨는 "누구보다 밝고 열심히 살았던 동생의 휴대전화에서 자신의 사후를 대비한 듯한 증거 모음집을 보며, 동생의 마지막 선택이 충동적인 감정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을 느껴 통탄스럽다"고 했다.

A씨는 "동생이 겪은 괴롭힘은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 만큼의 심각한 수준의 괴롭힘이었다"며 "동생은 끔찍한 괴로움 끝에 삶을 포기하는 선택을 내렸는데, 누군가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날씨를 전하며 안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과 방관자들이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표하길 바란다"며 "동생이 하늘에서라도 편히 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앞서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사망했지만, 부고 소식은 3개월 후에 알려졌다. 유족은 오요안나가 생전에 사용한 휴대폰에서 원고지 17장 분량 총 2750자의 문건이 있었다며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제기했다.

유족은 이와 함께 괴롭힘을 주도한 것으로 주목된 기상캐스터 1명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MBC는 지난 1월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했지만 "소송이 진행 중이고 2차 가해 위험도 있다"며 현재까지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오요안나의 모친 장연미씨는 지난달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이 사건이 정쟁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당 싸움으로 인해 딸의 이름이 좋지 않게 거론되는 것이 싫다"며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 밝혀진다면 부모로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정치권과 MBC에 진심 어린 협조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눈물을 쏟은 장씨는 MBC가 공식 사과나 적극적인 진상 규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초기 MBC 측이 '준동'이라는 표현을 써 큰 상처를 받았고 이후에도 사과다운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다음은 오요안나 친오빠가 올린 SNS 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오요안나 친오빠입니다.

먼저 동생의 죽음에 애도해주시고 명복을 빌어주신 모든 분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오늘 요안나가 평소 좋아하던 음식들을 소소하게 준비하여 생일상을 차렸습니다. 매년 축하해줬던 생일인데 이제 연락해도 받을 수 있는 동생이 없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습니다.

누구보다 밝고 열심히 살았던 동생의 휴대전화에서 자신의 사후를 대비한 듯한 증거 모음집을 보며, 동생의 마지막 선택이 충동적인 감정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을 느껴 여전히 통탄스럽습니다.

저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동생이 겪은 괴롭힘은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 겪을법한 부당한 일이 아닌,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 만큼의 심각한 수준의 괴롭힘’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제 동생은 끔찍한 괴로움 끝에 삶을 포기하는 선택을 내렸는데, 누군가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날씨를 전하며 안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 동생은 세상에서 사라졌는데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습이 저희에겐 2차 가해로 느껴졌습니다.

유가족들은 가해자들과 이를 방관한 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표하길 바랍니다.

저희 동생이 하늘에서라도 편히 쉴 수 있도록, 억울함을 꼭 풀어주고 싶은 마음에 입장을 표합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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