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국내 은행이 중·저신용자(신용평점 하위 50%)에게 공급한 신용대출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규제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을 강제로 확대하는 동안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은 되레 고신용자에게 집중돼서다. 업계에선 금융 혁신을 이끌 ‘메기’로 투입된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관련 규제에 대한 실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과 3년 전인 2022년 당시 1년간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합산 잔액은 4조원 넘게 늘었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어 2021년 10월 출범한 토스뱅크가 가세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문을 넓히면서다. 하지만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2023년엔 전년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결국 업권 전체 잔액이 쪼그라들었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시중은행이 대출 규모를 빠르게 줄인 것이다. 4대 시중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잔액은 2022년 말 17조9000억원에서 작년 말 15조9000억원으로 2년간 2조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은 8조2000억원에서 9조7000억원으로 1조5000억원 늘었다. 시중은행이 인터넷은행에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을 맡겨둔 채 고신용자 신용대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갈수록 강해지는 규제 탓에 곳곳에서 ‘금리 역전 현상’까지 벌어졌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모두 각각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보다 높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 ‘중신용대출’의 최저금리가 가장 안전한 대출인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보다 낮은 금리 역전 현상이 작년 8월부터 9개월간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인터넷은행에 집중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규제가 결과적으로 취약계층에 도움을 주는 실효성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특정 은행에 비중을 강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을 확대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의 당근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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