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의 보수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은 후보 등록일(11일)을 사흘 남긴 8일까지 이어졌다. 두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회동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 후보는 다음주 방송 토론을 거쳐 단일화할 것을 제안했는데, 한 후보 측은 “이건 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맞받았다. 국민의힘이 소집한 전국위원회 및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도 김 후보 측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내홍이 법적 공방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반면 김 후보는 “저는 단일화를 늘 생각하고, 지금도 생각하고, 한 번도 단일화를 안 한다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정식 경선을 치르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입당도 안 하시면서 청구서를 내미느냐”, “선거운동 등록도 않는다는 것은 자리를 내놓으란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정말 나라가 어렵다면 권한대행 자리도 막중하다. 그럼 그걸 그만두고 나오실 땐 뭔가 상당한 정도의 준비가 있었을 것”이라며 “당연히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게 합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밖에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87일을 직무에서 배제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한 번 하지 못했고, 관세 폭탄 (사태의) 방향도 잡지 못한 시기에 무책임하게 떨쳐버리고 대선에 나가는 게 국민에 대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단일화가 잘되면 저는 즉각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회동은 이례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공개됐다. 회동은 약 1시간 만에 종료됐다. 회동 내내 한 후보는 “김 후보는 수십 차례 단일화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냐”고 주장하고 김 후보는 “한 후보는 왜 입당하지 않았냐”는 발언을 되풀이하면서다. 두 후보는 마지막에 포옹을 했다. 양측은 추가 회동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다음 만남에서도 가시적인 결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날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날 오후 6시 TV 토론 후 여론조사를 거쳐 단일화할 것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그는 이날 열린 관훈토론에서도 “(한 후보는) 단일화가 돼서 본인에게 ‘꽃가마’를 태워주면 입당하겠다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입당도, 후보 등록도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후보 측도 날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어제 아무 대안을 가져오지도 않았다”며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국가와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 민생을 걱정하는 분께 큰 실례와 결례 또는 정말 못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왜 한덕수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말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한덕수 캠프의 이정현 대변인도 “토론 준비가 안 됐나. 여론조사에서 이길 자신이 없는 것인가”라며 “단일화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정소람/양현주/박주연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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