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단일화 협상, 최소 20일 걸려…여론조사는 한 번뿐

입력 2025-05-08 17:53   수정 2025-05-09 01:24

민주화 이후 일곱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 간 단일화는 네 차례 성사됐다. 그중 세 명의 단일 후보가 대선에서 이겼고, 한 명은 졌다. 협상에 걸린 시간은 제각각이었다. 20일 만에 마무리된 적도 있고, 1년 넘게 걸린 적도 있다. 단일화 방식은 후보자 간 담판이 많았지만, 여론조사를 활용하기도 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1997년 김대중-김종필의 ‘DJP연합’은 민주화 이후 첫 단일화 성공 사례로 거론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는 1년 반 이상 다양한 선거에서 연합한 상황이라 진통 없이 단일화가 이뤄졌다. 대선 45일 전 김 전 대통령이 김 전 총리 자택을 찾아 담판을 벌였고, 단일화 합의를 이끌어냈다.

2002년 16대 대선 때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몽준 전 의원이 단일화에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은 그해 4월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선출됐지만, 이후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자 당내 단일화 목소리가 커졌다. 당내 의원 17명이 탈당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이 단일화 요구를 수용했고, 두 후보는 한 차례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 후보(노 전 대통령)를 결정했다.

대선에 가장 임박해서 단일화가 성사된 것은 20대 대선 때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안철수 의원은 대선 6일 전 단일화에 합의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공동 운영하는 조건으로 안 의원이 막판에 양보했다.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대선에 이기지 못한 적도 있다. 2012년 18대 대선 때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안 의원이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당시 대선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겼다. 두 사람이 단일화 룰을 두고 갈등을 빚다 안 의원이 후보직에서 사퇴하는 식으로 단일화가 이뤄져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단일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우 해당 후보는 대부분 대선에서 패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87년 대선에서 단일화를 추진했다가 실패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1위를 차지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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