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민족보다 밥에 진심인 한국인을 위해 현지인에게 직접 추천받은 맛집을 한데 모았습니다. 인기 메뉴부터 이용 꿀팁까지, 발품 팔아 수집한 알짜배기 정보를 공개합니다.
남한강과 계명산이 어우러진 충주는 자연의 도시로 불린다. 자연이 선사하는 재료로 건강한 맛을 담아내는 충주의 미식 문화에는 느리지만 깊게 스며드는 고장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다른 지역에서 좀처럼 맛보기 어려운 꿩 요리는 충주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미식 경험이다.
충주 로컬의 진수, 상촌식당
짧은 영업시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끊이지 않는 곳, 충주 수안보의 상촌식당이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만 문을 여는 이곳은 점심 한 끼를 제대로 즐기려는 손님들로 늘 붐빈다.
짜장면, 소마면, 탕수육. 딱 세 개뿐인 단출한 메뉴지만 맛은 결코 가볍지 않다. 소마면은 해산물이 듬 뿍 들어 얼큰하면서도 깔끔한 국물 맛이 살아있고, 옛날 스타일의 짜장면은 꾸덕한 소스와 탱글한 면발이 인상적이다. 충주 특산물인 사과를 활용한 탕수육이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구름처럼 포슬포슬하고 바삭한 튀김과 달큰한 과일 소스의 조화가 돋보인다.
잔잔한 쉼이 필요할 때, 평정
충주 성서동의 조용한 골목, 앤틱한 감성이 묻어나는 빨간 문 뒤에 자리한 평정은 수제 푸딩으로 입소문을 탄 디저트 카페다. 오래된 구옥을 개조한 공간은 나무 가구와 빈티지 소품으로 꾸며져 문을 여는 순간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온기가 가득하다.
대표 메뉴는 커스터드푸딩. 노른자가 들어가 부드럽고 진한 맛이 일품이다. 달지 않은 디저트를 찾는다면 말차푸딩이 제격이다. 쌉쌀한 말차에 적당한 부드러움이 더해져 물리지 않는다.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 등 커피를 곁들이면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한 상, 포실다이닝
담백하고 정돈된 한 상이 그리울 땐 포실다이닝으로 향해보자. 가정식 솥밥 전문점으로, 갓 지어 고슬고슬한 밥 위에 다양한 재료를 올려낸다. 트리플머쉬룸, 소고기콩나물, 스테이크, 전복새우, 도미새우 등 정갈한 한 상을 선보인다.
솥밥과 함께 제공되는 깔끔한 밑반찬이 인상적이다. 계절에 따라 달라져 제철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점심 시간에만 운영하며,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은 필수다.
레트로 감성 한 잔, 째즈와산조
낮에는 부드러운 커피 향이, 밤에는 잔잔한 재즈 선율이 흐르는 카페 겸 바. 주인장이 직접 꾸민 이 공간은 음악과 감성, 그리고 정겨움이 공존한다.
따뜻한 나무향이 가득한 인테리어, 작은 정원을 연상케 하는 식물, 곳곳에 놓인 빈티지 소품 등 공간 구석구석에 사장님의 취향과 애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오래된 친구의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맥주 한 잔은 고단한 하루에 쉼표가 되어준다.
특별한 날 건강한 한 끼, 양지말가든
충주의 별미 꿩 요리를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양지말가든을 추천한다. 꿩고기는 워낙 귀해 과거 임금님께 진상되던 궁중요리다.
수안보 인근에 자리한 양지말가든은 충주 지역 특산물인 꿩고기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단연 인기 메뉴는 꿩만두전골이다. 기름기가 적고 담백한 맛이 특징으로, 진한 육수와 어우러져 속을 든든히 채워준다.
전골에는 얇게 썬 꿩고기, 큼직한 만두, 그리고 각종 야채가 푸짐하게 들었다. 만두는 꿩고기와 채소로 속을 꽉 채워 고소하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오래 끓이면 질겨질 수 있어 살짝 익혀먹는 게 좋다.
낯선 조합에서 오는 반전의 맛, 중앙탑면막국수
시원한 메밀 막국수에 곁들여 먹는 바삭한 메밀치킨. 의외의 조합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충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 독특한 맛은 1996년 중앙탑면의 한 식당에서 메밀막국수와 메밀가루로 튀긴 치킨을 함께 제공한 데서 시작됐다. 이후 지역 주민과 여행객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충주의 대표 미식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매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비빔막국수는 치킨과 어우러졌을 때 그 맛이 배가된다. 쫄깃한 면발로 치킨을 돌돌 말아 먹는 순간 고소한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진다.
함께 둘러보세요- 탄금호무지개길
탄금호를 따라 조성돼 여유롭게 걷기 좋은 산책로. 낮에는 햇살을 머금은 호수가, 저녁 무렵엔 그 이름처럼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길이 각기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잔잔한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데크 위를 걷다 보면 도심의 소음은 어느새 잊히는 듯하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데, tvN <사랑의 불시착>에서 배우 서지혜와 김정현이 함께 걸었던 그 길이다.박소윤 한경매거진 기자 park.so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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