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승 곡선을 그리던 환율이 자본건전성 관리에 악재로 작용한 금융지주에 반가운 소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지주는 환율이 오르면 보유 중인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 가치가 커지면서 그만큼 RWA 규모도 늘어난다. KB·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RWA는 총 1209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54조원 증가했다.
금융권에선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핵심 자본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0.01~0.03%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CET1은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눈 값으로 주주환원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금융당국은 밸류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은행을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에 CET1을 12% 이상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환율 하락이 지속되면 RWA 감소 효과로 CET1 관리가 이전보다 용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지주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때 15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이제는 1300원대를 유지할 것이란 낙관론이 나와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달러 약세 유도와 고관세 정책이 환율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달러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6월 한국 새 정부 출범 후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 등 원화 강세를 이끌 요인이 있기 때문에 올해 안에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안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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