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사는 지모군(16)은 근육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는 후쿠야마형 선천성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다. 맞벌이 직장 생활을 하는 지군의 부모는 아이를 데리고 서울대병원을 찾을 때마다 번갈아가며 연차를 내야 했다. 서울대병원이 2023년 희소질환자 비대면진료 시스템을 구축한 뒤 지군과 부모의 생활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군이 집에서 활동보조사의 도움으로 화상전화 진료를 받으면서 부모도 자유롭게 출근할 수 있게 됐다.
일손이 부족한 노인 요양시설에서는 비대면진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요양보호사인 50대 B씨는 시설 노인이 주기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약을 미리 파악해 비대면진료를 예약하고 있다. B씨는 “일손이 부족해 매번 노인 환자와 동행하기 힘들었는데 비대면진료가 대안이 됐다”고 했다.해외 환자도 비대면진료로 ‘K의료’를 접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월 도입한 비대면진료 시스템으로 지금까지 1000건 이상의 외국인 환자 상담을 했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주로 경증 환자가 이용했지만 점차 중증 환자도 사용을 늘리는 추세다. 희소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이모양(8·경기도)은 지난해 7월부터 열네 차례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았다. 한두 차례 검사를 제외한 대부분이 비대면진료였다. 이양의 어머니 C씨는 “비대면진료를 받으니 아이의 피로도가 크게 줄어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환자 만족도도 높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2023년 6월부터 2024년 7월까지 환자 1500명과 의사 300명, 약사 100명을 상대로 조사한 온라인 설문 결과에 따르면 비대면진료를 이용한 환자의 82.5%는 ‘비대면진료가 대면진료만큼 안전하다’(50.1%), ‘대면진료보다 불안하지 않다’(32.4%)고 응답했다. 초반에 우려를 보인 의사와 약사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의 84.7%, 약사의 67.0%가 비대면진료를 계속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영애/이지현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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