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유일의 동복강선 제조 기업 키스트론은 코스닥 시장 상장을 계기로 비철금속 사업을 확장하겠습니다."
정민호 키스트론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홍우빌딩에서 상장 후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키스트론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고려제강 오너 일가가 소유한 절연선 및 케이블 제조사다. 1992년 홍덕제선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후 홍덕스틸코드, 석천이라는 이름을 거쳐 2021년 옛 키스트론을 흡수합병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키스트론의 주력 제품은 동복강선이다. 동복강선은 철심이 박힌 구리전선이다. 철선의 내구성, 구리의 전도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호 전달이 중요한 인프라·전자기기·산업용 제품 등에서 널리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철강 가격이 구리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순구리 전선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키스트론은 국내 유일의 동복강선 제조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키스트론의 동복강선 제품군은 크게 리드 와이어와 케이블 와이어로 구성됐다. 작년 기준 전체 매출에서 케이블 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46.8% 리드 와이어는 45.2%다. 리드 와이어는 주로 커패시터(일시적으로 전기를 저장하는 부품)에 활용된다. 일본 기업에 주로 납품하고 있다. 전 세계 리드 와이어 시장에서 키스트론의 점유율은 18% 수준이다.
케이블 와이어는 인프라, 산업용 기기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미국, 한국, 독일 등 선진국 매출 비중이 33.3%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키스트론의 제품이 중국, 일본 경쟁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선진국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작년 키스트론의 연간 매출액은 689억원, 영업이익 5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자부품용 와이어에서 323억원, 케이블용 와이어에서 31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자제품용 와이어는 일본에 케이블용 와이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주로 수출하고 있다.

키스트론은 상장을 계기로 '비철 금속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모기업의 베트남 공장 유휴 부지를 활용해 알루미늄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토지, 공장 건설 비용을 줄여 자본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율을 확보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자동차 시트 열선용 금속도금탄소섬유(MCF), 모터 권선용 CCA, 모터 권선용 용접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도 나선다고 했다.
키스트론은 고려제강 계열사로 현재 최대주주는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이다. 지분율은 28.3%(375만2520주)다. 아들 홍석표 고려제강 부회장이 24.14%(320만850주), 딸 홍희연씨가 7.67%(101만6510주), 사위 신재명씨가 2.38%(31만5460주)를 들고 있다. 이들이 소유한 주식에는 6~24개월의 매각제한 기간이 걸렸다. 홍석표 부회장에게 그룹 경영승계가 이뤄지는 와중에 추진된 계열사 상장이어서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공모 주식 630만주 가운데 신주 모집은 440만주이며 나머지 190만주는 구주 매출이다. 관계사 홍덕산업(103만3880주)과 고려제강(86만6120주)이 보유하던 지분을 매각한다. 키스트론이 들고 있는 고려제강 지분은 5년 내 시장에서 매각할 계획이고 홍덕산업이 상장 후 가지게 될 키스트론 지분 10.65%도 상장 후 2년 동안 전량 매각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순환출자 구조를 일부 해소할 방침이다.
키스트론의 공모가 희망 밴드는 3100~3600원이다. 하단 기준 195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오는 16일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22~23일에는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다. 내달 2일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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