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아흐마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이번 제재 해제는 시리아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예정에 없던 이번 회담엔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동석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미국은 2011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통치하던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해 학살 등 인권 탄압 논란이 일자 이듬해 시리아와 단교했다. 시리아를 장악한 알아사드 정권에는 강력한 경제·금융 제재, 수출 통제, 대테러 제재 등을 가했다.
미국의 제재 해제는 시리아 정국 변화 때문이다. 시리아 과도정부 실권자인 알샤라 임시 대통령은 지난해 알아사드를 몰아내고 13년여간 이어진 내전을 끝냈다. 알아사드는 이란과 러시아의 후원을 받으며 중동에서 반미 군사연대 일원 역할을 했다. 새 정부는 친서방·친아랍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제재 해제는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
양국 정상의 만남은 2000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하페즈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만난 후 25년 만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알샤라 대통령에게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권의 국교 정상화 협정)에 서명하라고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알샤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회사가 시리아의 석유, 가스 분야에 투자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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