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시장에서 초슬림화, 폴더블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이 잇따라 초슬림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관련 핵심 부품인 FPCB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비에이치(BH)등 국내 FPCB 업체들도 초슬림 및 폴더블 스마트폰용 제품 공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21일 시장조사업체 프리스마크에 따르면 글로벌 FPCB 시장 규모는 2024년 17조5000억원에서 2029년 약 21조9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외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및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차량용 디스플레이 수요가 증가하면서다.
삼성전자는 최근 5.8mm 두께의 초슬림 스마트폰인 ‘갤럭시 S25 엣지’를 공개했다. 애플 또한 오는 9월 '아이폰 17 에어' 출시를 예고하며 초슬림폰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7 에어의 두께는 5.5mm로, 갤럭시S25 엣지보다 더 얇을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폰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폴더블 신제품 ‘갤럭시 Z 폴드7’를 출시할 계획이다. 애플도 2026년 하반기 '아이폰 폴더블'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는 초슬림, 폴더블폰 출시 경쟁이 FPCB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FPCB는 기존의 딱딱한 PCB를 얇고 유연한 소재로 만들어 휘거나 접을 수 있도록 한 전기회로기판이다. PCB보다 가볍고, 공간 효율이 좋으면서도 미세한 회로 구현이 가능해 초슬림, 폴더블폰에선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증권가는 국내 1위 FPCB 업체인 BH가 초슬림·폴더블 경쟁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BH는 갤럭시S25 엣지의 초박형 FPCB를 공급하고 있으며, 초도 물량만 약 3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폴더블 신제품 ‘갤럭시 Z 폴드7’에도 BH의 FPCB가 탑재된다.
전자 업계 내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 17’ 전 모델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주력 협력사인 BH등 국내 업체들의 매출 성장도 기대된다. BH의 국내 FPCB 시장 점유율은 51% 수준으로 추정된다. 2위 SI플렉스(20%대)와 영풍전자, 인터플렉스, 뉴프렉스, 이브이첨단소재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9일 공개된 보고서에서 “BH의 신규 스마트폰향 부품 공급이 2분기 중 시작된다”며 “북미 스마트폰 업체 내 BOE의 점유율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점과 국내 FPCB밸류체인에서 경쟁사 대비 동사의 점유율이 높을 가능성이 높은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BH관계자는 "스마트폰 외에도 BH는 전장 분야로 사업을 확대 중"이라며 "자회사 BH EVS와의 시너지를 통해 전기차,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용 FPCB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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