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계엄·포퓰리즘서 자유로워…이재명 vs 이준석 대결로 가야" 국힘 공동정부 제안엔 '불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0%”라고 26일 일축했다. 국민의힘 중심의 단일화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상대로 승산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준석 후보는 유일한 단일화 방식으로 ‘김 후보의 사퇴’를 거론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김 후보를 향해 “이재명 후보를 막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해 중요하고, 그것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진심이 있다면 오늘 즉각 후보를 사퇴하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에서도 자유롭고 포퓰리즘에서도 자유로운 이준석이 유일한 선택지”라며 “이준석과 이재명의 대결로 투표용지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단일화에 선을 그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김 후보로 단일화하면 기대한 효과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캠프 인사들은 판단하고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김 후보 지지층은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을지 몰라도, 이 후보 지지층이 김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어렵다”며 “이준석 후보 표는 위헌적인 비상계엄 및 탄핵에 반대하고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는 것은 안 된다는 표”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그동안 줄곧 계엄에 반대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해왔는데, 김 후보와 단일화하면 기존 입장을 바꾸는 모양새가 연출된다는 우려도 캠프 내부에서 나온다. 이준석 후보 주변 인사들 사이에서는 국민의힘 측의 공동정부 제안에 대한 불신도 강하다. 이준석 후보는 김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 간 단일화 시도를 언급하며 “국민의힘 내부에는 재주는 곰이 넘고 나중에 기득권이 나서서 혜택을 누리려는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안다”며 “이번 (단일화) 제안에 동참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지난해 총선에서 자신에게 승리를 안겨준 ‘동탄 모델’을 재현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40%대 초반으로 내려오는 순간 유권자들의 선택이 본격적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65세 이상 정통 보수 지지층이 전략적 투표를 시작하셔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당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서도 “우리는 처음부터 완주해 당선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안시욱/박주연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