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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시스템, 관세 우려로 주가 ‘흔들’…베트남 공장의 미래는[전예진의 마켓인사이트]

입력 2025-06-05 15:47   수정 2025-06-13 14:07




미국발 관세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던 서진시스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베트남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충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 데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다. 서진시스템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813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을 달성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9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견조한 수익성과 안정적인 성장세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반도체 사업의 성장세와 ESS 부문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관세 폭탄 우려에 주가 반토막


서진시스템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악재가 이어지며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ESS 부문 인적 분할 계획이 무산된데 이어 유상증자설과 적자 의혹 등 각종 악성 루머가 확산한 영향이다. 올해는 미국발 상호관세라는 변수까지 더해졌다. 서진시스템의 주력 공장이 집중된 베트남에 대해 미국이 예상보다 높은 상호관세율을 발표한 것이다. 미국이 베트남에 46%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이어졌고 서진시스템의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 4월 9일 공매도 세력의 집중 공격 속에 주가는 1만6490원까지 떨어졌다. 2024년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이후 베트남 정부가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보이고 관세 유예 조치가 발표되면서 주가는 2만2000원대로 반등했다.

회사 측은 상호관세가 시행되더라도 타격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서진시스템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조치는 대부분 중국산 제품을 겨냥한 것”이라며 “중국은 기존 20%에 추가 34%의 관세가 부과돼 총 54%에 달하고 베트남은 이보다 낮은 46% 수준이어서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망 분산 전략을 통해 특정 지역의 의존도를 낮춰왔다”며 “상호관세가 유지되더라도 글로벌 매출 구조와 생산 전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고 실질적인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및 통신장비 사업부는 대부분 아시아와 유럽 비중이 높아 관세 영향이 크지 않고 ESS는 완제품을 납품하는 구조로 미국 직접 노출이 약 50% 수준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서진시스템의 반도체 부문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한국과 대만 고객사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미국 관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우주 부문은 지난해 말 미국 정밀기계부품 제조사 RBR머신을 100% 자회사로 인수해 현지 생산체제를 강화했다.

회사 측은 ESS 분야에서 베트남 외에 미국 내 제조 설비를 구축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 이후 고객 요청이 늘어나며 사업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글로벌 상위 10개 고객사 중 5개 사가 미국 내 생산을 요청해 텍사스를 거점으로 ESS 공장을 연내 가동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건비 싼 베트남에 선제 투자


업계에선 서진시스템의 기술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이캐스팅 공법이라는 기술력을 갖춘 정밀부품 제조 기업이다. 다이캐스팅은 알루미늄, 아연, 마그네슘 등 특수 금속을 고온에서 녹인 후 금형에 고압으로 주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주조 방식이다. 이 방식은 정밀도·내구성·정확도·마감도가 우수한 금속 부품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지만 기존 금속 스탬핑 장비보다 도입 및 설치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이 까다로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가 차체 생산을 위해 도입하면서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원가와 인건비 효율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이 공법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테슬라뿐만 아니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하이퍼 캐스팅 공법을 확대하는 추세다.

서진시스템은 적극적인 선제 투자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높은 진입 장벽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고압 다이캐스팅 장비와 부품 가공 머신센터 등 대규모 설비를 갖추고 오랜 금속 가공 노하우와 저렴한 인건비 등 경쟁력을 내세웠다. 초기엔 통신장비 함체나 스마트폰 메탈 케이스를 주로 생산했고 현재는 반도체 장비 부품, 전기차 부품과 차체, ESS 완제품, AI 데이터센터, 지능형 로봇, 항공우주 부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다양한 형태의 금형을 갖추면 생산 품목을 확장할 수 있는 특성을 활용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확장성이 높은 다이캐스팅 공법의 장점을 활용해 사업 구조를 다변화한 것이 빠른 성장을 이끄는 데 주효했다”며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후발주자가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도 앞서갈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PER 8.4배 저평가”…저가 매수 기회?


서진시스템은 2017년 상장 이후 매출이 7배 이상 성장했다. 자산 규모는 1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도 가입했다.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1조2138억원, 영업이익 1087억원, 당기순이익 8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5%, 영업이익은 121% 증가했다.

성장의 주축이 된 것은 반도체 사업이다. 서진시스템은 반도체의 전공정에 해당하는 식각 및 증착 장비 관련 부품을 생산한다. 장비의 기본 구조물인 프레임, 장비 구동을 전반적으로 제어하는 컨트롤·파워 박스, 반도체 공정 내 웨이퍼 이송을 위한 EFEM, ATM, VTM 모듈 등이다. 2020년 인수한 쌤빛과의 합병을 통해 반도체 장비 리퍼비시(재정비 제품) 사업도 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다. 국내 화성·구미·용인 사업장에서 생산한 웨이퍼 이송 장치, 식각·증착 장비 부품 및 전력 제어 장치 등을 램리서치의 한국 생산법인에 납품한다. 지난해 베트남 공장을 통해 부품 생산 및 조립·조달을 병행하며 원가 절감을 추진했다. 올해부터 생산 품목과 수량, 내재화율이 모두 상승하며 반도체 부문에서의 외형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엔 ESS 사업이 서진시스템의 주력이 됐다. 지난해 ESS 부문은 63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약 52%를 차지했다. 2020년 303억원에 불과했던 ESS 매출이 불과 4년 만에 20배가량 성장한 것이다.

이 회사는 ESS 내부에 탑재되는 배터리셀과 온도 관리를 위한 공조 시스템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성품을 자체 생산해 완제품을 만든다. ESS의 기본 뼈대인 철골 구조물, 각 배터리셀로 전기가 흐르는 통로인 케이블 하네스, ESS 구동에 필요한 전자기판(PCB) 등을 직접 생산한다. 기초 부품부터 완제품 생산, 점검 및 출하까지 공급망을 일원화한 것이 강점이다.

서진시스템은 베트남에 대규모 생산 설비를 마련하고 숙련된 노동력과 경쟁력 있는 인건비를 갖추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추가적인 생산능력 확대 없이 안정적으로 수주 확대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다.

글로벌 ESS 시장 공급망에 편입되면서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해 배터리 수요가 주춤한 상황이지만 ESS 배터리가 리튬이온배터리 업계의 대안이 되면서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서진시스템은 제조 안정성은 높이고 제조 비용은 낮추는 솔루션을 기반으로 글로벌 ESS 전문업체들의 핵심 위탁생산 업체로 자리매김했다”며 “다양한 국내외 ESS 기업들과의 시제품 생산 및 테스트를 진행해 올해부터 양산 단계로 전환되는 고객사가 늘어날 전망이어서 외형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최근 주가가 조정된 만큼 저점 매수에 나서라는 조언도 나온다. 나 연구원은 “현재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8.4배 수준으로 저평가 상태”라며 “올해 본격적인 미국 현지 생산이 가시화되고 각 사업부의 외형 확장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주가가 회복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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